롯데면세점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탈락 후폭풍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자 후보 선정 과정에서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이 탈락한 것을 두고 '괘심죄 적용' 논란이 일자 인천공항이 정면 반박했다.
롯데면세점이 4개 기업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은 맞지만 비중이 큰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정일영)는 일부 언론의 공정성 의혹 제기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평가가 이뤄졌다"며 반박했다.
인천공항은 5월 31일 제1여객터미널 동편 향수·화장품 사업권과 탑승동 사업권을 묶은 DF1사업권, 제1여객터미널 중앙에 위치한 부띠그 사업권인 DF5 사업권 등 2개 사업권에 대한 복수사업자를 선정했다. 2개 사업권 모두에 신세계디에프와 호텔신라를 복수 후보로 선정했다. 롯데면세점은 탈락했다.

인천공항이 이번에 입찰을 진행한 면세사업권은 롯데면세점이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매출이 줄었다며 중도 반납한 것이다.
2020년까지 면세점 운영 자격을 가진 롯데면세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인천공항 철수 카드'를 꺼냈다. 이후 인천공항과 수차례 임대료 조정 논의를 진행했으나 간극을 좁히는데 실패, 끝내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일부 언론은 롯데백화점이 '괘씸죄'에 걸려 복수 후보 면세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입찰 4개 기업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고도 탈락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사업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사업제안서와 가격을 '6대4' 비율로 평가해 복수 사업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하면 관세청이 2차 심사를 통해 최종 사업자 1곳을 선정하는 구조다. 롯데백화점이 괘씸죄에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서는 사업제안서의 경우 변별력이 약해 가격을 높게 써낸 사업자가 면세사업권자로 선정된 과거 패턴을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제안서와 프리젠테이션 내용이 다른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면 높은 가격으로 입찰해도 탈락할 수 있는 구조"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인천공항은 "호텔롯데가 DF1 사업권과 DF5 사업권 모두 가장 높은 입찰 금액을 써낸 것은 사실이나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4개 입찰 참여 업체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외부 평가위원들이 매긴 점수를 제외한 당시 분위기 등을 모두 공개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은 "제안서 평가에서 호텔롯데는 매장 운영계획, 디자인 등 대부분 항목에서 다른 업체 대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프리젠테이션에서도 평가 내용의 본질과 다른 발표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평가위원 구성·운영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시행됐고 특정업체를 배제하기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 등 부당한 행위 또한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제안서 평가 하루 뒤 가격입찰서를 개찰하는 등 기술점수와 가격점수를 동시에 확인할 수 없도록 사전 조치해 특정업체를 배제하기 위해 기술점수를 고의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향후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해서는 법적조치 등 엄중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