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로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백준 전 대통령 총무기획관이 보석(보증금 등 조건으로 내건 석방)으로 풀려났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김 전 기획관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여 석방을 결정했다. 피고인이 대부분 혐의를 시인하고 있고, 향후 재판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사실관계가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지난 19일 열린 김 전 기획관의 2회 공판에서 "사건의 사실관계가 복잡하지 않아 계속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국정원에서 총 4억원의 특활비를 받은 혐의로 지난 2월 구속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그를 뇌물 수수 '방조범'으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적시했다.
그는 수사 초기부터 대부분 혐의를 시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았던 지난 3월 14일 열린 자신의 첫 공판에서 "지금 이 시간 전직 대통령이 소환 조사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철저한 수사로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은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이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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