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쿠웨이트국제공항 제4여객터미널 운영사업권을 따냈다.
5년 동안 1400억 원을 받고 터미널을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컨설팅이 주류였던 과거 해외 공항 사업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정일영)는 쿠웨이트 관문 공항인 쿠웨이트국제공항 제4여객터미널(T4) 위탁운영사업권을 따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이 수주한 T4 위탁운영사업권은 1억2760만 달러(1400억원) 규모로 향후 5년간 인천공항에 안정적인 해외 수익은 물론 국내 기업의 동반 진출도 가능하게 됐다.
쿠웨이트국제공항은 쿠웨이트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한 국영공항으로 지난해 12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한 중동지역 대표 공항 중 하나다.
인천공항이 운영할 T4는 터키·쿠웨이트 업체가 건설한 450만 명 수용 규모(연간)의 국제선 여객터미널로 국적항공사인 쿠웨이트항공 전용 터미널로 활용된다.
앞서 쿠웨이트 정부는 올해 하반기 T4 개장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프랑스 ADP, 독일 프라포트(Fraport), 터키 TAV,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공사 등 세계 선진 공항 운영사를 대상으로 지명경쟁입찰을 실시했다. 인천공항은 이들 공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최종 위탁운영사업자로 선정됐다.
쿠웨이트 정부는 인천공항 2터미널의 완벽한 개장과 동북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공항의 운영 노하우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웨이트는 정치·사회가 안정된 데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치, 막대한 자본력으로 높은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곳이다.
지난해 쿠웨이트 전체 항공 수요는 1200만명으로 쿠웨이트 전체 인구(434만명)의 2.76배에 달하고, 최근 5년간 연평균 6.7%의 여객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중동지역 물류·금융 중심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뉴 쿠웨이트 2035'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항만·도로·공항 등 교통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쿠웨이트공항의 경우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13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여객터미널 공사가 진행중이다. 인천공항은 T4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제2터미널 운영사업권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정일영 인천공항 사장은 "이번에 수주한 쿠웨이트공항 제4터미널 위탁운영사업은 그동안 인천공항이 수주한 전체 해외공항사업 누적액(9334만달러) 보다 많다"면서 "쿠웨이트를 교두보로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해외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세계 속에 제2·3의 인천공항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2009년 2월 이라크 아르빌공항(3151만달러) 운영지원 컨설팅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 지난달까지 아시아 유럽 남미 등 13개국 27개 사업을 수주했다. 운영지원, 마스트플랜·타당성조사 등 컨설팅 사업 수주가 대부분으로, 터미널을 직접 운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 = 지홍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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