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3시 10분께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 부근에 있는 5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건물 내부가 불에 타 재산피해가 났지만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출동으로 인명피해나 대형참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화재 사건에서 초기 진화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사례다.
이 사건에서 관할 소방대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했던 이들이 있다. 바로 '남대문시장 자위소방대'. 약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남대문시장 자위소방대는 시장 내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을 도맡아 해오고 있다.
1977년 9월 14일 밤 9시 남대문 시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사진 제공 = 소방재난본부]
남대문시장에 일찌감치 자위소방대가 생긴 것은 남대문시장이 전통적으로 크고 작은 화재 사건이 많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밀집된 건물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화재가 발생해도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 대형 참사로 번지기 쉬웠다.이에 1983년 관할 소방서였던 종로소방서의 제안으로 남대문 시장에 소방관 2명이 맞교대로 상주하는 형식의 자위소방대가 창설됐다.
하지만 1997년 소방 인력 부족으로 종로소방서에서의 대원 파견이 어려워져 관할 소방서를 통해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자 남대문 시장의 40여개 상인회는 각자 운영비를 각출해 자체적인 자위소방대를 만들었고 2006년 법인형태로 발전시켜 현재에 이르렀다.
남대문시장 자위소방대가 운영중인 소방차 [사진 제공 = 남대문 자위소방대]
이후 직접 돈을 모아 3.5톤의 소방차를 구입해 화재 진압 능력을 키웠고 지역 인근 소방서의 지원을 받아 노후 소화 장비를 교체하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실제 화재 진압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16년 6월 14일 본동상가 친절사 건물 옥상에서 불이 났지만 시장 내 자위소방대의 신속한 출동으로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지난 2월 7일에도 새벽 2시께 전기합선으로 인해 과일창고에서 불이나 대형화재로 번질 뻔 했으나 24시간 대기중이던 자위소방대의 진화로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김재현 남대문시장 자위소방대 방호과장은 "직접 고용한 소방인력들이 24시간 남대문 시장에 상주하며 순찰하고 소방점검에 나서고 있다"면서 "실제로 90년대 후반 이후 남대문 시장 내 건물 전소 사례는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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