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 오명을 벗기 위해 26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손을 잡았다.
생명문화·생명의 전화·자살예방협회·꽃동네 등 26개 시민사회 및 학계 생명운동단체들은 한국생명운동연대(이하 생명연대)를 결성했다고 12일 밝혔다.
26개 생명운동단체 대표 7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생명연대 출범식을 갖고 생명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확산과 국정과제인 '자살률 절반 낮추기 달성'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자살예방 정책을 감시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뜻을 모았다.
생명연대 준비위원장인 임삼진 생명문화 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자살률 낮추기가 국정과제로 채택시킨 것은 바로 시민사회의 노력의 산물"이라며 "그 경험을 발전시켜 정부와 지자체의 자살예방 정책이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이사는 이를 위해 "'자살 관련 보도 바로 세우기'와 '번개탄 생산 중단'을 기본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역량과 뜻을 함께 하자"고 덧붙였다.
그 동안 생명연대 참여 단체들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자살률 저하를 국정과제로 채택할 것을 요구해 이를 관철하고, 보건복지부에 자살예방 전담부서가 신설되도록 하는 성과를 냈다.
생명연대에는 한국생명의전화, 한국사회복지공제회, 불교상담개발원, 자비의전화, 음성꽃동네, 나눔국민운동본부, 한국종교연합,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전국환경단체협의회 등 26개 단체가 참여한다.
생명연대의 상임대표로 선출된 박인주 경기도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은 "반생명 죽음의 문화가 꽃피도록 방치해 온 삶을 참회한다"며 "생명한국으로 만드는 운동을 연대해서 펼치기 위해 특히 국가책임이 큰 만큼 생명연대는 정부와 협력적 비판과 비판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이성효 주교는 "그 동안 생명살리기와 자살예방활동 과정에서 느낀 한계와 무기력을 생명연대를 통해 극복하여 생명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다짐했고, 박남수 한국종교회의 상임대표는 "너무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있는 현실이 세월호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 교계가 앞장서 연약한 생명을 보듬는 참생명운동에 나서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불교상담개발원 가섭 스님은 "생명보다 더 소중한 가치는 없다. 힘이 부치고 한계를 느꼈는데 연대기구를 만들어 활동하게 돼 훈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생명연대 대표들은 출범식에서 자살예방 정책을 총괄하는 범정부상설기구인 '생명안전기획단' 설치를 정부에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어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으로 이동해 생명안전기획단 설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생명연대 측은 "앞으로 자살예방 총괄하는 범정부 상설기구 생명안전기획단을 설치하라는 건의문을 대통령실에 직접 전달하는 등 지속적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성효 주교(가톨릭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위원장) ▲박남수(한국종교회의 상임대표, 前천도교교령) ▲박인주(경기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 대통령사회통합수석) ▲조성철(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 ▲오강섭(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신상현(꽃동네 인곡자애병원 원장)▲하상훈(한국생명의전화 원장) ▲가섭 스님(불교상담개발원 원장) ▲양두석(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 ▲이범수(동국대 교수) ▲이정숙(선진복지사회연구회 회장) ▲한옥순(나누고베풀고봉사하는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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