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짜 운행 중단하라"
서울형 미세먼지 저감조치에 대한 경기도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전날 서울시의 첫 저감대책 시행에 기관 입장 형식으로 비판을 가했던 경기도는 16일 남경필 경기지사까지 직접 나서 비판수위를 높였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브리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에 "공짜 운행 중단"을 공식 요구했다.
4가지 이유를 댔다. 첫째 효과성이다. 남 지사는 "전체 운전자 가운데 20%가 (서울시 미세먼지 저감조치에) 참여할 경우 1% 정도 미세먼지 농도 감소가 예측된다"면서 "어제는 2%가 참여했으니 효과는 전혀 없었다"고 단언했다. 두번째로 '혈세 낭비'를 들었다. "언론에 따르면 (서울시가)하루 공짜운행에 5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열흘이면 500억원, 한달이면 1500억 원이 든다"고 꼬집었다.
전날 서울시는 서울형 비상저감조치를 취하면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비를 무료화(공짜)했다. 하루 48억 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됐다. 남 지사는 투입 대비 효과가 없는 이번 서울시의 조치를 '혈세낭비'로 규정했다. 그동안 경기도는 서울형 미세먼지 대책의 경기도 부담분 3년치만 모아도 도내 경유버스 전체를 없앨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세번째 이유는 '국민 위화감' 조성이다. 남 지사는 "서울시의 이번 조치로 경기도와 인천시는 차별만 느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의 독단 결정을 지적했다. 남 지사는 "(서울시는 저감조치 시행에 앞서) 경기도와 단 한번도 상의하지 않았다"면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남 지사는 "불합리한 환승손실보전금 협약으로 도는 10년 동안 7300억 원을 부담했고 그 중 서울시가 3300억원을 가져갔다. 이번 공짜운행 비용의 약 10% 도 경기도가 부담해야 한다"면서 박 시장을 향해 "당장 그만두라"고 했다.
남 지사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은 경기도의 신념이자 철학"이라면서 "신념을 저버리고 철학을 잃어버린 정책에는 예산을 쓰지 않겠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오후 들어서는 박 시장에게 교통·미세먼지 관련 정책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남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와 경기도는) 생활권이 하나가 된 지 오래됐는데 서울시가 만든 정책이니 따르라는 폭군 같은 논리는 변함이 없다"면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남 지사는 "'박원순 시장님! 이 와중에 미세먼지가 짙어졌다고 통 크게 수십억씩 공중에 뿌려버리시다니요?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의 혈세니까 서울시민에게 쓰지 마십시요'라고 제가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 시장님도 할말 많으실 겁니다. 더는 피하지 마시고 의논이라고 해봅시다. 이것은 정치가 아니라 복지문제"라고 주장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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