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17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전 전 수석은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이튿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은 뒤 21일 오전 3시 35분께 검찰 청사를 나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권 고위 관계자가 부패 혐의로 검찰에서 고강도 조사를 받은 경우는 전 전 수석이 처음이다.
그는 조사를 마친 뒤 "물의를 빚어 송구스럽다"면서도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는 점을 소명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관련 혐의는 거듭 부인했다.
전 전 수석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5년에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롯데홈쇼핑이 방송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봐주기 의혹'을 받은 점과 전 전 수석이 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후원금의 목적에 대가성이 있다고 보았다.
앞서 검찰은 이렇게 받은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전 전 수석의 전직 비서관 윤모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한국e스포츠협회 운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전 전 수석이 협회를 사유화하고 비서관들을 움직여 사익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전 수석의 가족이 롯데홈쇼핑의 기프트 카드를 사용한 정황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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