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국립공원 탐방로를 벗어난 등산객이 굴러떨어진 0.8t가량 바위 아래 끼었다가 119항공대와 주변에 있던 등산객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10일 오전 11시 59분께 전남 영암군 월출산 천황봉 부근에서 등선객 이모(55)씨가 무너진 바위 밑에 깔렸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습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항공대를 투입했고 신고 접수 20여분 만에 구조대가 도착했습니다.
이씨는 짧은 지름이 1m, 무게 800㎏에 달하는 바위 아래에 하반신이 끼인 채 구조대원에게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비탈진 능선에서는 나무 한 그루만이 바위가 더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받치고 있었습니다.
바위가 경사를 따라 더 내려간다면 이씨 상반신을 덮치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항공대는 바위를 움직일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구조를 지체할 여유가 없다고 판단, 다시 헬기를 띄워 본부에서 추가 인력과 장비를 싣고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구조대원들은 바위에 밧줄을 걸어 당기고 아래쪽 틈으로는 에어 매트를 부풀려 이씨가 탈출할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근처를 지나던 등산객 6명도 힘을 합쳐 밧줄을 당겼습니다.
이씨는 이러한 도움으로 구조 요청 약 1시간 만에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는 발목 염좌와 다리 타박상을 입었지만,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만큼 건강 상태가 양호했습니다.
이씨는 이날 등산 중 소변을 참지 못하고 탐방로를 벗어났다가 자신이 딛고 섰던 바위 더미와 함께 굴러떨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규모에 비해 가벼운 상처를 입은 이씨에게 천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지만 미리 막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며 "탐방로 준수 등 안전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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