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독일 망명객' 조영삼(58) 씨가 20일 오전 9시 34분께 숨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유족 의견을 중심으로 검시관, 과학수사팀, 병원 측 의견을 들어 부검이 필요한지를 판단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씨는 19일 오후 4시 10분께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18층 잔디마당에서 인화물질을 몸에 뿌리고 불을 붙여 분신을 시도했다. 해당 층에 있던 입주사 직원들이 소화기로 조 씨 몸에 붙은 불을 껐고, 조 씨는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고 외쳤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들이 조 씨를 병원으로 후송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분신으로 인해 조 씨는 전신 2-3도 화상을 입었다.
경남 밀양에서 거주하던 조 씨는 비정부단체에서 사드배치 반대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씨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는 제목으로 A5 크기의 4장짜리 글을 남겼다. 사건 현장에는 회색 가방,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1권, 빈 맥주 캔 2개, 시너가 담긴 우유병, '문재인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라고 피켓이 발견됐다.
조 씨는 비전향 장기수였다가 북한으로 간 이인모(1993년 북송,2007년 사망)씨로부터 1995년 2월 초청 엽서를 받고 독일과 중국을 거쳐 밀입북했다. 그 뒤 같은 해 8월 11일부터 9월 6일까지 북한에 체류했다. 이후 그는 독일로 돌아가 체류하다가 2012년 귀국하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됐다.
한편,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 등 사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이날 조 씨 시신이 안치된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배치된 사드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며 "이는 정권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유족과 논의해 조 씨 장례를 사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라고 알렸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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