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기상청 예보에 부산 시민들이 큰 곤욕을 치렀다.
기상청은 애초 11일 부산을 포함한 남부지방에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150㎜ 이상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부산기상청은 오전 5시 부산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고 오전 6시 50분 호우경보로 격상했다.
하지만 비는 기상청의 예보보다 더 많은 양으로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점심시간인 12시 30분 기준 부산의 대표 관측소인 중구 대청동 지점에 내린 비만 263.2㎜로 확인됐다. 또 영도구에는 358.5㎜가 퍼부었고 강서구 가덕도와 남구 대연동에도 각각 283.5㎜와 271㎜의 폭우가 내렸다.
특히 영도구에는 오전 7시 33분께부터 1시간가량 116㎜이 쏟아져 내리면서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인지 의심케 했다. 사하구와 남구에도 시간당 최고 93.5㎜와 86㎜의 장대비가 내렸다. 부산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5∼30㎜의 비가 추가적으로 올 거라 내다봤다.
이날 부산 폭우는 기상청의 예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영도구를 기준으로 하면 기상청이 예보한 강수량보다 무려 200㎜나 많은 비가 왔고 중구 대청동 지점을 기준으로 해도 예보보다 최소 100㎜가량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일기예보만 믿고 차량을 끌고 출근길에 올랐던 시민들은 물바다로 변한 도로에서 차가 물에 잠겨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원에 의해 가까스로 구조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회사원 김모(35) 씨는 "비는 좀 오겠지만 큰 문제는 없겠다고 생각해 차를 몰고 출근길에 올랐는데 도로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됐다"면서 "저처럼 일기예보를 믿고 집을 나섰다가 피해를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150㎜가 아니라 그 이상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면서 "고온다습한 남서풍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린 것 같다"고 언급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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