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역 광장에 일제 강점기때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를 기억하기 위한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12일 세워졌다.
용산역은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 징집된 조선인이 집결됐던 곳이다. 이들은 일본·사할린·남양군도·쿠릴열도 등으로 흩어져 광산, 농장, 군수공장, 토목공사에 끌려가 착취당했다.
동상은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작가 김운성·김서경 부부의 작품으로 고된 표정의 노동자가 어깨에 새를 올린 채 한 손에는 곡괭이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햇볕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다. 곡괭이는 탄광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린 이들의 고통을, 어깨에 앉은 새는 자유를 향한 갈망을 상징한다. 동상을 둘러싸고 있는 4개의 기둥에는 일본의 강제 징용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부인과 함께 제막식을 찾은 강제징용 피해자 김한수(99) 씨는 "왜 일본은 사죄가 없는 것인지, 왜 대한민국은 그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대가를 청구하지도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인지, 혹시 (피해자들이) 죽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영원한 평화는 있을 수 없다. 젊은이들은 조국이 대한민국이라는 점을 머리에 새기면서 살아가달라"고 말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들로 이루어진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갈수록 희미해져 가는 역사를 우리 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해 동상을 건립한다"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일제 식민지 시절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작은 실천에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제막식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영길 의원, 양대 노총 조합원과 일반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해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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