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증거에도 무죄…강간죄 공소시효 폐지 여론 비등

【 앵커멘트 】
명백한 성폭행 증거가 있는데도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스리랑카인에 대한 논란이 거셉니다.
아예 이참에 성범죄 공소시효를 없애거나 적어도 공소시효를 더 늘릴 방안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강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19년 전 공범과 저지른 성폭행으로 법정에 선 스리랑카인 K씨에게 내려진 결론은 무죄.

명백한 DNA 증거도 있었지만, 공소시효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여럿이 성폭행을 저지른 특수강간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이미 지났습니다.

어쩔 수 없이 금품도 뺏었다는 공소시효 15년짜리 '특수강도강간죄'를 걸었지만, 증거가 부족했던 겁니다.

▶ 인터뷰 : 조병구 / 대법원 공보관
- "공범들이 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증인의 진술만으로는 범죄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을 수긍한…."

이 때문에 적어도 DNA 증거가 있는 사건에 한해서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말자는 의견이 비등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영교 / 국회의원
- "반인륜적인 강간범들에 대해서는 과학적 증거인 DNA 그리고 쪽 지문(부분 지문) 등이 있다면 우리는 공소시효를 폐지해야 마땅합니다."

관련 법안도 국회에 발의됐지만 한 차례 폐기됐고, 이번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법안은 국회 법사위에 1년 가까이 계류 중입니다.

공소시효에 대한 '타협안'도 있습니다.

미국 일부 주처럼 '디스커버리 룰', 즉 증거가 확보된 시점부터 다시 공소시효를 계산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한 대안입니다.

▶ 스탠딩 : 강현석 / 기자
- "이른바 '태완이법'으로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된 것처럼, 이제는 성폭행의 공소시효도 본격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 [wcked@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