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딸 정유라 씨(21)의 한국 강제송환 직전 스스로 검찰에 나가 '수사 협조'의 뜻을 밝혔다가 정씨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를 번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20일 정씨의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같은 최씨의 입장 변화를 근거로 정씨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정씨가 한국에 강제송환되기 직전인 5월말 특본에 먼저 면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팀 관계자를 만나 앞으로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협조할 수 있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선고를 앞두고 있었던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재판과 관련해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던 입장에서 "인정할 수 있는 혐의가 있는지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로 협조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다만 이런 최씨의 태도는 3일 정씨의 첫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변했다. 그는 6일 변호인이 입회한 가운데 정식으로 새로운 조서를 남기는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당일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전하고 검찰청에 나오지 않았다.
특본은 정씨 구속수사가 향후 국정농단 수사에서 추가 의혹을 밝혀낼 수 있고, 현재 진행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기소) 등 재판에서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 때문에 영장심사에서도 '정씨는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정씨 구속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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