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폭발' 사제 폭발물 제조 쉬워…"한국, 테러안전지대 아니다"
서울 연세대 1공학관 교수 연구실에서 13일 오전 폭발해 교수 1명을 다치게 한 폭발물이 사제 폭발물로 밝혀지면서 시중에서 쉽게 재료를 구해 폭발물을 제조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집니다.
폭발물 제조법은 인터넷 등에서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전세계적으로 커지는 테러 위험 속에 우리나라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찰에 따르면 흔히 사용하는 직육면체 모양의 택배용 종이박스 안에 담겨 있던 이 폭발물은 매우 전문적이지는 않고 '조악'하게 만들어졌지만 뇌관과 기폭장치, 화약 등 폭발물로서 기본 요소가 다 갖춰져 있습니다.
경찰이 공개한 폭발물의 폭발 후 각종 내용물의 사진을 보면 AA사이즈의 건전지 4개와 전선 등이 이들 내부 구성물에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텀블러 안에 길이가 1㎝도 안돼 보이는 작은 나사못이 수십개 담겨 있어 폭발시 '살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제폭발물을 두고 극단주의 국제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테러에 사용하곤 하는 '못 폭탄'이나 보스턴마라톤 테러 때의 '압력솥 폭탄'과 유사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수십 개의 나사못 때문입니다.
다만 사고 당시 이 폭발물은 제조자의 의도와는 달리 터질 때 나사가 튀지 않고 화약의 일부만 타는 바람에 피해자의 부상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택배 상자는 한쪽 면만 터졌고, 상자 골판지도 일부분은 제대로 불에 타지 않고 약간 그을리기만 했습니다.
사제폭발물 상자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의 연구실 앞에 놓여 있었고, 김 교수가 연구실로 갖고 들어가 상자를 열려는 순간 연소가 일어났다는 게 사고 경위를 수사하는 경찰의 전언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제폭발물은 맞다. 하지만 급격한 연소로 불꽃이 확 일어난 것으로 판단돼 '폭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테러학회장인 이만종 호원대 교수도 "폭발물 사진을 보니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것으로 흉내 내는 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며 "아마추어가 만든 폭발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폭발물의 용기로 텀블러를 사용했는데 살상 효과를 높이려면 조금 더 크고 단단한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제조법을) 배우면 금방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등에는 '사제폭탄', '폭탄 제조', '폭탄 만들기'로 검색하면 1만개 가까운 게시물이 검색됩니다. 한 이용자는 페트병, 성냥 등 주변의 흔한 물건으로 폭탄을 만들었다며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동영상은 별도의 성인 인증 절차나 로그인 없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 추적이 어려운 불법 사이트에서는 폭탄 제조 영상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사제폭탄을 이용한 폭발물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1년 선물투자 실패에 좌절한 한 40대 남성이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에서 폭발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2012년에는 별거 중인 아내를 내놓으라며 처형 집 앞에 사제폭탄을 터뜨린 남성이 구속됐고 2015년에는 한 호텔에서 보온병과 전자시계를 붙인 '가짜 폭탄'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국제 테러조직 가담자가 국내에서 적발돼 추방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을 추종한 인도네시아인 A(34)이 체포돼 퇴거 조치됐습니다.
또한, 터키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모(당시 18)군이 IS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로 이동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현재 그의 정확한 생사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만종 교수는 "한국도 이제 테러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면서 "국제 환경의 변화, 분단 상황, 사회·경제적 불평등 등 잠재적 위협요소를 많이 안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서울 연세대 1공학관 교수 연구실에서 13일 오전 폭발해 교수 1명을 다치게 한 폭발물이 사제 폭발물로 밝혀지면서 시중에서 쉽게 재료를 구해 폭발물을 제조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집니다.
폭발물 제조법은 인터넷 등에서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전세계적으로 커지는 테러 위험 속에 우리나라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찰에 따르면 흔히 사용하는 직육면체 모양의 택배용 종이박스 안에 담겨 있던 이 폭발물은 매우 전문적이지는 않고 '조악'하게 만들어졌지만 뇌관과 기폭장치, 화약 등 폭발물로서 기본 요소가 다 갖춰져 있습니다.
경찰이 공개한 폭발물의 폭발 후 각종 내용물의 사진을 보면 AA사이즈의 건전지 4개와 전선 등이 이들 내부 구성물에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텀블러 안에 길이가 1㎝도 안돼 보이는 작은 나사못이 수십개 담겨 있어 폭발시 '살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제폭발물을 두고 극단주의 국제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테러에 사용하곤 하는 '못 폭탄'이나 보스턴마라톤 테러 때의 '압력솥 폭탄'과 유사한 구조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수십 개의 나사못 때문입니다.
다만 사고 당시 이 폭발물은 제조자의 의도와는 달리 터질 때 나사가 튀지 않고 화약의 일부만 타는 바람에 피해자의 부상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택배 상자는 한쪽 면만 터졌고, 상자 골판지도 일부분은 제대로 불에 타지 않고 약간 그을리기만 했습니다.
사제폭발물 상자는 연세대 기계공학과 김모 교수의 연구실 앞에 놓여 있었고, 김 교수가 연구실로 갖고 들어가 상자를 열려는 순간 연소가 일어났다는 게 사고 경위를 수사하는 경찰의 전언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제폭발물은 맞다. 하지만 급격한 연소로 불꽃이 확 일어난 것으로 판단돼 '폭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테러학회장인 이만종 호원대 교수도 "폭발물 사진을 보니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것으로 흉내 내는 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며 "아마추어가 만든 폭발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폭발물의 용기로 텀블러를 사용했는데 살상 효과를 높이려면 조금 더 크고 단단한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제조법을) 배우면 금방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등에는 '사제폭탄', '폭탄 제조', '폭탄 만들기'로 검색하면 1만개 가까운 게시물이 검색됩니다. 한 이용자는 페트병, 성냥 등 주변의 흔한 물건으로 폭탄을 만들었다며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동영상은 별도의 성인 인증 절차나 로그인 없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용자 추적이 어려운 불법 사이트에서는 폭탄 제조 영상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사제폭탄을 이용한 폭발물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1년 선물투자 실패에 좌절한 한 40대 남성이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에서 폭발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2012년에는 별거 중인 아내를 내놓으라며 처형 집 앞에 사제폭탄을 터뜨린 남성이 구속됐고 2015년에는 한 호텔에서 보온병과 전자시계를 붙인 '가짜 폭탄'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국제 테러조직 가담자가 국내에서 적발돼 추방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을 추종한 인도네시아인 A(34)이 체포돼 퇴거 조치됐습니다.
또한, 터키에서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김모(당시 18)군이 IS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로 이동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현재 그의 정확한 생사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만종 교수는 "한국도 이제 테러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면서 "국제 환경의 변화, 분단 상황, 사회·경제적 불평등 등 잠재적 위협요소를 많이 안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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