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용산소방서 방문…새까맣게 탄 장구 보며 꿇어앉아
"이게 최길수 소방관 장구입니까. 잘 좀 보존을 해야겠습니다. 정말 귀감으로 두고두고 보여줄 만 합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소방관의 보호장구를 앞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꿇어앉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소방대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소방대원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소방관·경찰관·간호사 등 국민의 생명·안전·보건과 관련된 공무원을 늘리기 위한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였습니다.
행사 슬로건은 '소방관이 눈물 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장으로 이동하던 중 불타버린 소방장구가 복도에 전시된 것을 보고 걸음을 멈췄습니다.
이 장구들은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 시민의 목숨을 구한 최길수 소방교와 김성수 소방위의 것이었습니다.
두 소방관은 지난달 11일 용산구의 한 다가구주택 화재 현장에 투입돼 불 속에 고립됐던 김모씨 부부가 탈출할 수 있도록 소방장구만 착용한 채 몸으로 불길을 막아냈습니다.
덕분에 김씨 부부는 목숨을 건졌지만, 김 소방위는 얼굴과 손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최 소방교는 16m 높이의 창문에서 뛰어내려 허리뼈가 골절됐습니다.
당시 최 소방교는 3주 뒤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입원치료를 받느라 최근에야 결혼식을 올렸고 아직 신혼여행을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간담회장에서 최 소방교를 만난 문 대통령은 "최길수 대원과 김성수 대원 두 분 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병문안이라도 가 보고 싶었는데 대선을 앞둔 시기여서 트위터로만 격려하는 글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 소방교는 최근 늦춰진 결혼을 했는데 신혼여행을 가는 대신 그 돈을 모교 발전기금으로 내놓으셨다"며 "신혼여행 안 간 건 잘못한 거다. 이것은 대통령으로서 명령인데 적절한 시기에 신혼여행 가셔야 한다. 또 서장님이 휴가를 내주셔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최송섭 용산소방서장은 "명,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라고 답했고,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40여명의 소방관과 일일이 악수하고 직접 소방관들에게 커피를 따라줬습니다.
기념사진과 '셀카' 촬영 요청을 받고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유지태씨도 참석했습니다. 유씨는 대연각 화재를 소재로 한 영화 '리베라 메'에서 소방관 역할을 맡았고, 최근 '소방관 GO 챌린지'라는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소방대원들은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처우 개선을 부탁했습니다.
한 여성 소방대원이 소방서에 육아시설이 없어 아이 맡길 곳이 없다고 이야기하자 문 대통령은 "보육시설 문제가 왜 해결이 안되느냐"고 최송섭 용산소방서장에게 물었습니다.
최 서장이 "그것까지 할 재력이나 환경이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여러 소방관서가 연합해서 한다든지 용산 일대에 있는 다른 공공분야와 함께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방대원에게 욕설을 하거나 폭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소방관에 대한 불신이나 미움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더 절실하고 기대가 크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며 위로했습니다.
간담회 중에도 출동명령이 떨지자 행사장에 있던 소방관 중 일부는 임무수행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용산소방서 4층에 마련된 소방안전체험교육장에서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소방교육을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린이들과 함께 소화기 호스를 잡고 화재 진압훈련에 참여했고, 화면에 '화재 진압 성공'이라는 문구가 뜨자 아이들과 함께 박수를 쳤습니다.
문 대통령이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것은 민주당 대표이던 2015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입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용산서에 왔을 때도 똑같은 대화를 나누면서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부족하다고 했는데 그 이후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다만 그때는 저도 소방관 여러분과 함께 촉구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는 것이 아주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소방관과 경찰·군부사관 등 국민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 17만4천 명을 늘리겠다고 공약했고, 정부는 이를 포함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날 11조2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이게 최길수 소방관 장구입니까. 잘 좀 보존을 해야겠습니다. 정말 귀감으로 두고두고 보여줄 만 합니다"
새까맣게 타버린 소방관의 보호장구를 앞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꿇어앉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소방대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소방대원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소방관·경찰관·간호사 등 국민의 생명·안전·보건과 관련된 공무원을 늘리기 위한 일자리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였습니다.
행사 슬로건은 '소방관이 눈물 흘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장으로 이동하던 중 불타버린 소방장구가 복도에 전시된 것을 보고 걸음을 멈췄습니다.
이 장구들은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 시민의 목숨을 구한 최길수 소방교와 김성수 소방위의 것이었습니다.
두 소방관은 지난달 11일 용산구의 한 다가구주택 화재 현장에 투입돼 불 속에 고립됐던 김모씨 부부가 탈출할 수 있도록 소방장구만 착용한 채 몸으로 불길을 막아냈습니다.
덕분에 김씨 부부는 목숨을 건졌지만, 김 소방위는 얼굴과 손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최 소방교는 16m 높이의 창문에서 뛰어내려 허리뼈가 골절됐습니다.
당시 최 소방교는 3주 뒤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입원치료를 받느라 최근에야 결혼식을 올렸고 아직 신혼여행을 다녀오지 못했습니다.
간담회장에서 최 소방교를 만난 문 대통령은 "최길수 대원과 김성수 대원 두 분 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병문안이라도 가 보고 싶었는데 대선을 앞둔 시기여서 트위터로만 격려하는 글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 소방교는 최근 늦춰진 결혼을 했는데 신혼여행을 가는 대신 그 돈을 모교 발전기금으로 내놓으셨다"며 "신혼여행 안 간 건 잘못한 거다. 이것은 대통령으로서 명령인데 적절한 시기에 신혼여행 가셔야 한다. 또 서장님이 휴가를 내주셔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최송섭 용산소방서장은 "명,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라고 답했고,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40여명의 소방관과 일일이 악수하고 직접 소방관들에게 커피를 따라줬습니다.
기념사진과 '셀카' 촬영 요청을 받고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유지태씨도 참석했습니다. 유씨는 대연각 화재를 소재로 한 영화 '리베라 메'에서 소방관 역할을 맡았고, 최근 '소방관 GO 챌린지'라는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소방대원들은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처우 개선을 부탁했습니다.
한 여성 소방대원이 소방서에 육아시설이 없어 아이 맡길 곳이 없다고 이야기하자 문 대통령은 "보육시설 문제가 왜 해결이 안되느냐"고 최송섭 용산소방서장에게 물었습니다.
최 서장이 "그것까지 할 재력이나 환경이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여러 소방관서가 연합해서 한다든지 용산 일대에 있는 다른 공공분야와 함께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방대원에게 욕설을 하거나 폭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소방관에 대한 불신이나 미움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더 절실하고 기대가 크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며 위로했습니다.
간담회 중에도 출동명령이 떨지자 행사장에 있던 소방관 중 일부는 임무수행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용산소방서 4층에 마련된 소방안전체험교육장에서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소방교육을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린이들과 함께 소화기 호스를 잡고 화재 진압훈련에 참여했고, 화면에 '화재 진압 성공'이라는 문구가 뜨자 아이들과 함께 박수를 쳤습니다.
문 대통령이 용산소방서를 방문한 것은 민주당 대표이던 2015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입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용산서에 왔을 때도 똑같은 대화를 나누면서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부족하다고 했는데 그 이후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다만 그때는 저도 소방관 여러분과 함께 촉구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는 것이 아주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소방관과 경찰·군부사관 등 국민 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 17만4천 명을 늘리겠다고 공약했고, 정부는 이를 포함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날 11조2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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