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전 서울 여의도 칼부림 사건 당시 피해자를 도와 '시민 영웅'으로 경찰 표장장까지 받았던 남성이 국제금융기구를 사칭해 수억원을 뜯어낸 사기단 일원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를 사칭해 개인사업을 하는 A씨에게 접근해 4억2000만원을 뜯어내 사기 혐의로 구속된 문모씨(78) 등 3명 가운데 '시민 영웅'이었던 계모씨(45)가 포함됐다.
문씨와 계씨 일당은 "수천억원이 실린 국제금융기구 소유 1t 트럭이 지리산에 보관돼 있다"며 "관리자에게 사례금 명목으로 줄 5억원을 빌려주면 경기 오산 본부 벙커로 가져온 뒤 10억원으로 변제해주겠다"며 A씨를 속였다. 계씨는 올해 1월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4억 20000만원 가운데 1000만원을 나눠 받아 생활비로 쓰다, 지난 4월3일 피해자 신고에 의해 일당 중 가장 먼저 체포됐다
계씨가 경찰로부터 표창장을 받게 된 '여의도 칼부림 사건'은 지난 2012년 8월 여의도 소재 금융회사에 다녔던 김모씨(당시 30세)가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 앞 노상에서 전 직장 동료 2명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행인 2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당시 계씨는 한 원내정당 위원회 임원이었다. 계씨는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 지혈을 도와 경찰 표창장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계씨는 최근 직업이 없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며 "사기 행위를 주도하진 않았고 조사 과정에서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계씨는 검찰로 넘겨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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