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확정` 김영재 원장, 안종범에 금품 건넨 경위 구체적 묘사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에 대한 비선진료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에 대한 뇌물공여 등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확정된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 씨(57)가 법정에서 다시 한 번 반성의 뜻을 밝혔다.
26일 김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안 전 수석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5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18일 징역 1년6월과 집행유예 3년, 벌금 300만원 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장을 내지 않아 25일자로 형이 확정됐다.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것이어서 의사 자격도 취소됐다.
김씨는 박영수 특별검사 측이 "앞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이긴 하지만 각종 특혜로 인해 국민들에게 얼마나 허탈감을 줬는지 뼈저리게 느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진정한 반성의 의미로 항소를 포기한 것이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의견을 미리 특검에 전했다고 한다.
이처럼 김씨와 부인 박채윤 씨(48·구속기소)의 뇌물공여 혐의에는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안 전 수석의 뇌물수수 혐의 심리는 다음달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김씨 측이 건넨 금품 중에는 안 전 수석의 부인에게 전달된 것도 있어 혐의 인정 여부가 달라질 여지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재판에서 안 전 수석과 부인 채 모씨에게 현금과 무료 미용시술 등을 제공한 경위를 모두 시인하며 구체적 증언을 내놨다. 특히 안 전 수석이 채씨가 받은 금품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하는 부분도 반박했다. 그는 2015년 5월 안 전 수석이 신장암으로 투병하며 병원에 입원했을 때 현금 500만원과 명품 가방을 건넨 상황에 대해 "1인실에 안 전 수석과 부인, 자녀들이 있었다"며 "부인에게 가방 등을 건네자 안 전 수석이 직접 '뭐 이런 걸 갖고 오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3일 채씨를 법정으로 소환해 증언을 들을 예정이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