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이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입점을 놓고 리매치(Rematch)를 벌인다.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정일영)가 T2 은행·환전소 사업권 가격입찰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빅4'가 최종 지원했다.
4개 은행 모두 3개 사업권에 지원해 사업권 마다 '4대1'의 경쟁률이 형성됐다. 공교롭게도 2014년 제1여객터미널 3기 입찰(2015~2018)때 만들어진 대진표와 같아 리매치 구도가 만들어졌다.
복수 사업권 허용이 금지돼 4곳 중 한 곳은 반드시 탈락해야 한다. 2014년 입찰 때는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이 제1사업권, 우리은행이 제2사업권, 신한은행이 제3·4사업권을 거머줬다.
연말께 개장하는 인천공항 T2의 은행·환전소 사업권은 총 3개로 제2여객터미널 1층(도착층)과 3층(출발층), 지하 1층에 각 각 위치해 있다. 3개 사업권 영업점은 T2 지하 1층 중앙에 집중 배치하고, 환전소와 ATM(현금자동입출기)은 지상 1층과 3층으로 분산했다. 수용가능 최저금액은 제1사업권(영업점 359㎡·환전소 4개·ATM 4개)이 63억8818만원으로 3개 사업권 가운데 가장 높다. 제2사업권(영업점 185㎡·환전소 4개·ATM 4개)은 44억5707만원, 제3사업권(영업점 154㎡·환전소 4개·ATM 4개)은 36억 3305만원으로 책정됐다.
4개 사는 3개 사업권 가운데 '명당'으로 꼽히는 1개 사업권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전 승객이 많은 출발층(3층) 일반구역에 최대 크기의 환전소 2개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입찰 때 고배를 마신 KB국민은행이 제1사업권에 올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은 다음주께 사업제안 평가 점수 20점, 가격 평가 점수 80점을 합산해 최고 득점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방침이다.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 2023년까지 영업을 보장받는다.
연말 개장 예정인 제2여객터미널은 연간 여객 처리 규모가 1800만 명으로 기존 제1여객터미널의 3분의 1 수준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지난 입찰때 과하게 임대료를 써낸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이번에는 은행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입찰 예정가를 많이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전에는 사업제안 40%, 가격제안 60%를 종합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했지만 이번에는 가격제안이 80%로 높아져 최저금액 인하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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