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를 잊지 말자는 배지를 제작하고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강원도 철원고 역사동아리 '집현전'과 철원여고 역사동아리 '옹고지신' 소속 학생 13명과 김정한 지도교사는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을 찾아 할머니들에게 배지와 수익금 900만원을 전달했다.
학생들은 일제 만행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직접 '위안부' 배지를 제작했다. 배지는 단발머리 소녀가 가슴에 파란색 물망초 꽃을 달고 있는 옆 모습을 형상화했다. 물망초 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다.
이들은 당초 배지를 100∼200개만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페이스북을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개인과 단체 주문이 이어져 8000여 개가 팔렸다.
이날 나눔의 집을 찾은 학생들은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보고 피해 할머니의 육성 증언도 들었다. 14살 때 중국으로 끌려가 58년 만에 귀국해 어렵게 국적을 회복한 이옥선(90) 할머니의 한 맺힌 회고담을 들을 때는 울먹이는 학생들도 많았다.
철원여고 함소진(3년) 양은 "만나본 할머님들은 여전히 활짝 핀 꽃이셨고 석양빛에 보이는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노을이셨다"고 느낌을 전했다.
철원고 박상원(3년) 군은 "할머님들이 겪은 역사가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을 바라며 더 알리고 행동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