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우월적인 지위와 교인들의 신앙심을 악용해 신도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00억 원을 가로챈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목사 박모(5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일당은 2010년 1월 서울 강남에 한 경제 연구소를 설립해 지난해 8월까지 150여명의 교인들을 상대로 200억 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챙겼다. 매월 두 차례 '세미나'라는 이름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어 '벤처기업 및 주식 등에 투자하여 월 최고 8%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교인들을 속였다. 투자설명회에는 대학교수와 외부 종교지도자들도 동원됐다. 해당 종교단체 지역장으로 있던 공범들은 신도와 그의 지인들의 보유자금을 파악해 범행 대상을 선별한 후 적극적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역할을 맡았다. 박씨는 "하나님이 계시를 줘 주식투자를 하므로 고수익을 올려 약정한 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다", "하나님 명령으로 하는 것이므로 투자를 안 하면 데려간다(죽는다)"고 말하며 교인들을 꼬드긴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국내 한 유명 걸그룹 멤버의 아버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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