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에 걸쳐 음식점에서 결제하는 손님에게 현금으로 돈을 달라고 하고서 이를 카드로 결제하는 것처럼 속여 1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간 큰' 지배인이 실형을 살게 됐습니다.
9일 법원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의 한 대형 고깃집에서 총지배인으로 근무하던 이모(49·여)씨는 식당 매출 관리가 허술한 점을 틈타 '뒷주머니'를 차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메뉴가 1인분에 3만∼4만원 정도이고, 실내가 넓고 손님이 많아 북적거리는 이 식당에서 한 테이블 평균 매출은 10만원을 넘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이씨는 주인이 매출 일계표와 카드 회사에서 입금되는 금액을 일일이 대조하지 않는 점을 노려 '변형 카드깡'을 하기로 했습니다.
손님이 현금으로 결제하면 음식값의 10∼20%를 할인해 준다고 하면서 현금결제를 유도하고는 결제단말기(POS)에서는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선택한 다음 자신이나 남편, 아들 명의 신용카드로 결제하고서 곧바로 승인을 취소했습니다.
승인 취소를 하면 카드 회사에서는 2∼3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일 매출과 카드사 입금 내역을 일일이 대조해보지 않으면 이씨의 범행을 알아차리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이씨는 한 번에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이 넘는 돈을 챙겼습니다.
2012년 2월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야금야금 돈을 챙기던 이씨의 범행은 4년이 지난 지난해 4월에야 막을 내렸습니다. 이때까지 이씨는 844차례 1억 2천9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양상윤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습니다.
양 판사는 "범행 기간이 길고 피해액이 1억원을 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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