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첫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기소에 대해 각각 "편견"과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반박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측은 특검팀이 제기한 공소 사실에 대해 이 같이 항변했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특검의 주장은 몇 가지 잘못된 편견 내지 선입관에서 나온다"며 사건이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 중대 범죄라는 인식은 편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예술활동을 하지 못하게 제재를 가하거나 강제적으로 행사한 사건이 아니다"며 "국가보조금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예술활동을 침해하고 예술인이 활동을 못 하는 것인지는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변론했다. 또 김 전 실장의 권한이 강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 역시 선입관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피고인이 청와대 수석 당시 정무수석실 소속 직원이 지원배제 업무에 협조했다고 해서 '당시 정무수석인 피고인이 당연히 알고 가담했겠지'라는 추측으로 이어지는 것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자신도 발언 기회를 얻어 "언론보도로부터 비롯해 지금까지 저에 대해 깊은 '오해'가 쌓여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엔 취재진을 포함해 120여명의 방청객이 재판 진행을 지켜봤다. 한 연극감독은 김 전 실장 변호인이 특검이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말하자 "그게 왜 선입관입니까"라며 항의했다. 그는 오전 재판이 끝난 뒤 김 전 실장 등이 법정을 나서자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얼마나 많은 예술인이 고통받는 줄 압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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