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 구속 후 첫 주말인 1일 서울 도심에서 친박(친박근혜)단체와 박 전 대통령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양쪽은 각각 '대통령 석방과 '적폐청산' 형식으로 새 구호를 내걸었지만 광장을 찾은 시민들 숫자는 예전집회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1일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오후 2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4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흐린 날씨 속에 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대통령 탄핵에 이어 구속까지 참담하고 슬픈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며 시종일관 침통한 분위기로 집회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무효', '석방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발언자들 발언에 동조하며 소리를 지르거나 "원통하다"며 눈물을 보인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정광택 국민저항본부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은 잠깐 고통스러울지 모르지만, 영원히 살고 이 나라의 역사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면서 "모함을 한 부정직한 사람들은 잠시는 기쁘지만, 마음은 영원히 형무소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자로 나선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대한민국이, 우리가 감옥에 갔습다"며 "우리는 바깥에 있어도 감옥에 간 기분으로 싸워야한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자유한국당 김진태·조원진 의원과 서석구 변호사,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 정미홍 전 KBS아나운서,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도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만큼 과격행동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됐으나 집회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별다른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 국민저항본부는 70만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참가자 수는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같은날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적폐 특위, 416연대, 사드 저지 전국행동은 이날을 '사드 저지 및 세월호 진상규명, 적폐청산의 날'로 정하고 오후 6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철회, 세월호 진상규명, 적폐청산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퇴진행동 등은 공식성명에서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 "사필귀정의 결과"라면서도 "철저한 수사의 첫 단추일 뿐이다. 박근혜의 모든 범죄행위들을 낱낱이 밝히고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인원은 그간 매 주말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워온 공식 촛불집회와 비교했을 때 '확' 줄어든 모습이었다. 약 300명 가량의 참가자들만이 자리를 지켰다. 특히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즉각 폐기하라"는 등 10여개에 달하는 구호가 난무하면서 다수 대중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황순민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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