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는 3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와 관계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65)을 4월 중순께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의 유·무죄를 가릴 재판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4월부터 본격 재판에 돌입하는 삼성 뇌물 혐의 공판에 병합될 가능성이 있다.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가 최순실 씨(61·구속기소) 삼성 뇌물수수 혐의를,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기소) 등의 뇌물공여 혐의를 심리 중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13가지에 이르는 광범위한 혐의를 받고 있어 아예 새로운 재판부가 전담할 수도 있다.
법원에 박 전 대통령 사건이 접수되면 5월 대선 이후에야 재판이 시작될 전망이다. 기소 후 첫 준비절차까지 약 2주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몇 차례 준비기일을 열어 심리 계획을 확정한 뒤 본격 재판을 연다. 1심 선고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다면 10월 전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은 1심에서 피고인의 구속 기간을 최장 6개월로 규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선고 기한으로 여겨진다. 반면 불구속 기소되면 선고 시점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것은 21년 만이다. 앞서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 군사반란 및 불법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1995년 말 구속기소돼 이듬해 3월부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대법정 피고인석에 설 가능성이 크다. 최씨를 비롯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고등고시 12회·구속기소)과 이 부회장도 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다.
법원은 국민적 관심과 사건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 공판의 법정 내 촬영을 일시적으로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두 전직 대통령이 대법정에 나란히 선 모습도 언론에 공개됐다. 최씨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 때도 심리 시작 전 1~2분 동안 영상 촬영이 허가됐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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