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탄핵심판 선고일 아침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출근길'이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회자되고 있다. 이날 평소보다 1시간여 이른 오전 7시 50분께 헌재에 도착한 이 권한대행은 헤어 롤을 머리에 달고 출근해 눈길을 끌었다.
검정 에쿠스 차량에서 내린 이 권한대행이 사복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청사로 들어오자 취재진의 플래쉬 세례가 쏟아졌다. 정장 차림의 이 권한대행 뒷머리 위에는 머리에 '볼륨'을 주는 손가락 길이의 분홍색 헤어 롤이 포착됐다.
두개의 헤어롤 끝부분이 모두 동그라미이기 때문에 '인용'의 첫 자음을 따 미리 '인용'을 암시한 것이란 재미있는 해석도 나왔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바쁜 와중에 머리 손질도 제대로 못한 재판관이 '올림 머리'를 즐겨했던 대통령에게 판결을 내렸다"를 의미를 부여했다. 가수 윤종신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헤어롤을 만 채로 출근하는 이 권한대행의 사진을 공유 하며 "이 모습이 얼마나 짠하고 뭉클했는지"라고 남겼다.
일각에서는 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구치소에서 변호인의 휴대전화로 탄핵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사실과 달랐다. 최씨는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자신의 형사재판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 파면 사실을 전해들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장시호 씨(38·구속기소) 등의 직권남용·강요 혐의 6회 공판에는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씨는 평소처럼 피고인석에 앉아 증인신문을 지켜봤다. 오전 11시21분께 변호인을 통해 언론 속보를 접한 이후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목이 타는 듯 물을 연달아 들이키거나 입술을 깨물었다. 안 전 수석도 담담하게 증언을 이어갔다. 반면 검찰은 재판 도중 "방금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이 났다. 이제 법률적으로 '전 대통령'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며 공개적으로 파면 소식을 알렸다.
[황순민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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