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 게시판에 '죽창 태극기'를 제작한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사진을 올린 회원은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경우 이것을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경고해 탄핵 심판 결정 이후 찬탄·반탄 측의 물리적 충돌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박사모 공식 커뮤니티에는 "전투태세 준비 완료 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박사모의 한 회원은 한 쪽 끝을 비스듬히 깎은 대나무에 태극기를 매단 사진을 올렸다. 게시자는 "돌발 상황시 들겠다. 이제 전투다. 태극기 깃대를 죽창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 나라는 좌파로 불리는 신(新)공산 괴뢰들에 농락당하고 점령당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제 어느 때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만약 헌재에서 엉터리 탄핵 인용이라는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대한민국의 사망 선고로 봐야한다. 별 의미 없이 살아온 인생, 멋지게 죽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죽창 태극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사모 회원들은 "가방 속에 쇠망치를 준비해야겠다" "나도 만들겠다" "우리 모두 출동을 대기하자"는 등 해당 게시글에 대부분 동조하는 댓글을 남겼다.
해당 글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과격한 폭력 시위를 우려하며 비난과 경고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Scha******'는 "명백한 국가 존엄인 태극기를 모욕한 것"이라며 "박사모는 이런 저급한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moonlo****'도 "국민들에게 내 조국 태극기가 싫어지게 만드는 테러집단이 박사모"라며 "테러방지법으로 전부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 역시 "태극기가 폭력 깃발의 상징인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를 폭력선동에 이용할 수 있느냐"며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글은 지난 6일 밤 박사모 게시판에서 삭제됐다. 하지만 '태극기 집회'가 탄핵 선고 전날부터 1박2일간 헌법재판소를 압박키로 한데 이어 탄핵인용을 주장하는 '촛불집회'도 전면적인 인용 지지 집회에 나설 것으로 관측돼 돌발사태에 대한 염려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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