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 화재 이후 대대적인 소방점검을 벌인 전남 여수의 한 수산시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15일 오전 2시21분께 여수시 교동 여수수산시장에서 불이나 2시간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철골조 슬라브 구조인 시장 1층에는 개발형 좌판 120개 점포 중 116개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점포는 한 곳당 면적이 6.6㎡로 소규모다.
2층 점포도 1곳이 그을음 피해를 입었고 수산물 건조기가 설치된 3층에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새벽시간대에 화재가 발생,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을 보면 1층 한 점포에서 불꽃이 일면서 불이 시작됐다. 화재 원인은 주변에 사람이 없고 자체 발화된 것으로 미뤄 전기누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입구 경비실에서 잠을 자던 경비원 김모씨(69)는 7분후인 2시28분께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앵~'하는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와보니 시장 안에 불길과 연기로 가득찼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에 대해 일각에서는 합동소방점검을 이후 40일 만에 불이 난 것은 부실점검 때문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여수시와 여수소방서는 지난해 12월 5일 이 시장에 대한 합동점검에 나서 전기분야에 대해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소방서와 안전업체 관계자 등 20명으로 구성된 점검에서 내부 전기시설과 화재경보기, 스프링클러, 옥내소화전 작동 현황에 대해 모두 합격점을 줬다. 이 불로 소방서는 5억2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고 했다. 그러나 상인들은 설을 앞두고 점포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수산물을 준비해 뒀다고 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1년 중 최대 대목이 설과 추석"이라면서 "많은 수산물을 주문해 놓은 점포가 많아 상인들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수수산시장을 운영하는 상가번영회에서 20억원의 화재보험을 가입한 상태다. 또 100여개의 잠포는 개별적으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시는 화재현장에 현장지원본부를 설치하고 피해 현황 파악과 복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수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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