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65·사법연수원 10기)팀이 정유라 씨(21)의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파문의 핵심 인물인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을 12일 소환조사했다. 특검이 지난 2일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51·구속·필명 이인화)를 구속한데 이어 10일 남궁곤 전 입학처장(56·구속)의 신병도 확보하면서 이대 비리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 전 학장은 정씨가 2014년 9월~10월 이대 체육특기자 전형을 통과하고 다음해 수업 출석과 과제 제출을 부실하게 하고도 학점을 따는 등 특혜를 누리도록 한데 관여한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대가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주는 과정을 김 전 학장이 이를 주도했고, 최경희 전 총장(55)이 승인했으며, 남궁 전 처장과 류 교수가 실행한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특검은 류 교수 등으로부터 김 전 학장이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주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했다. 류 교수의 변호인은 지난 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류 교수는 올해 4월 김 전 학장의 소개로 최순실 씨61·구속기소) 모녀를 만났는데, 김 전 학장이 잘 봐주라고 해 성적에 특혜를 주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53·22기)은 "김 전 학장에 대해 신병처리 여부가 결정되면 최 전 총장의 소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명단)과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고등고시 12회)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23기)의 소환일정이 다음주 정도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이 이날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0), 정관주 전 문체부 제1차관(53), 신동철 전 대통령 정무수석실 정무비서관(56)을 구속하면서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진행한 영장심사 결과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상률 전 대통령 교육문화수석(57)에 대해선 "범죄혐의에 대한 피의자의 역할과 실질적인 관여 정도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조성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