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의 할 일은?…설득력·협상력 등 사회적 역량 필요
인공지능(AI) 자동화가 본격화하는 미래에 제일 중요한 직무 역량은 설득력·협상력과 같은 고차원의 사회 소통 능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찾는 '집단지성'이 AI가 대체하지 못할 인간 고유의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타인과 대화하고 협업하는 능력의 수요가 산업 각계에서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또 비숙련 직업에서도 '복잡한 문제 해결하기' 등 고급 인지 역량의 수요가 크게 늘어, 일선 학교에서 특정 지식 전달보다는 토론·글쓰기 등 기초 교육을 강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2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황규희 선임연구위원팀이 발표한 '지능정보기술 확산과 숙련수요의 변화' 보고서는 AI 시대를 맞아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생존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읍니다.
연구진은 AI 시대에 필요한 직무 역량을 찾기 위해 AI 선진국인 미국의 직업정보 서비스인 '오넷'(O*NET)을 활용했습니다.
오넷에는 매년 현직 종사자와 직업분석가가 628개 직업의 숙련 역량에다 중요도 점수(5점 만점)를 매겨놓은 데이터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AI 도입 전 시기인 2002년의 직무 역량 중요도와 산업 현장에서 AI 자동화가 한창 진행된 2016년의 역량 중요도를 비교했습니다.
2002년과 비교해 중요도 점수가 크게 오른 역량이 AI 시대에 더 가치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 중 가장 점수가 많이 올라갔던 역량은 '설득력'으로 2002년 전 직종에서의 평균 중요도가 1.75점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2.77점으로 1.02점이 올랐습니다.
협상력은 이 기간 사이 1.66점에서 2.63점으로 올라 상승폭 2위였고 타인의 처지를 헤아릴 줄 아는 사회적 공감 능력도 2.23점에서 3.18점으로 뛰었습니다.
서비스 마인드(2.02점에서 2.93점으로 증가)와 인력 자원의 관리 능력(1.81점에서 2.66점)도 상승폭 5위권에 포함됐습니다.
이 밖에 중요도가 높아진 역량으로는 비판적 사고력, 적극적인 의견경청 능력, 복잡한 문제의 해결 능력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습니다.
◇ "과학·수학적 문제 해결은 기계의 몫"
반면 2002년과 2016년 사이 중요도가 가장 많이 떨어진 역량은 작업에 필요한 장비나 연장을 결정하는 '장비 선택'으로 애초 전 직종 평균 2.82점이었다가 현재는 1.71점으로 낮아졌습니다.
기기 설치 역량도 1.89점에서 1.24점으로 뒷걸음질 쳤고 장비 운행 및 통제 역량도 2.74점에서 2.20점으로 떨어졌습니다.
수학적 문제 풀이 능력도 2.92점에서 2.54점으로 줄었고 과학적 문제 해결 능력도 2.15점에서 2.00점으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AI가 이런 문제의 해결 업무를 대체하게 된 사실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많은 프로그래밍 역량은 2002년 전 직종에서의 평균 중요도가 1.23점에서 작년 1.56점으로 그다지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단 연구진은 엔지니어 등 수리 과학적 문제를 풀어야 하는 직종에서는 프로그래밍 역량의 중요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의 과학적 지식을 써서 풀던 수리 과학적 문제를 이제는 대거 컴퓨터 연산으로 해결하며 나타난 추세로 분석됩니다.
황 연구위원은 "파편화된 지적 업무는 이제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하는 때가 오고 있지만, 집단지성·종합적 기획력·유연한 관리 능력 등은 여전히 사람만의 강점"이라며 "이런 차별성을 살릴 때 꼭 필요한 사회적 역량의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 학교 교육은 기본기 중심으로
연구진은 한편 특별한 경험이나 훈련이 필요하지 않은 저숙련 직종에서 고차원적 인지 능력의 중요도가 대폭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예컨대 복잡한 문제 해결 역량은 2002년 저숙련 직종에서의 평균 중요도가 1.96점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2.62점으로 늘었습니다.
또 설득 역량의 중요도는 1.38점에서 2.40점으로 뛰었습니다.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이 대폭 늘어나는 AI 시대에는 저숙련 직종도 사람간 조율이나 효율성 개선 등 애초 고숙련 직종이 맡던 일을 해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이처럼 고급 인지·소통 능력의 수요가 커지는 만큼 학교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초·중·고등학교까지는 글쓰기·토론하기·분석하기 등의 수업을 통해 학생이 지적인 '기초 체력'을 쌓을 수 있게 하는 데 최대한 집중하고, 개별 특정 지식은 그 이후에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황 연구위원은 "자동화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는 요즘에는 어떤 기술이나 지식이 10년 뒤에도 계속 유용할 것인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며 "중등과정까지는 사람들과 협업하는 법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유연하게 배울 수 있는 기본기를 닦는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AI 시대에서는 이 때문에 실용 교과보다 인문학과 수학 등 기초 원리 교과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학교 프로그래밍 교육도 프로그래밍 언어 아래에 깔린 원리를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지 특정 코딩 기술만을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인공지능(AI) 자동화가 본격화하는 미래에 제일 중요한 직무 역량은 설득력·협상력과 같은 고차원의 사회 소통 능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찾는 '집단지성'이 AI가 대체하지 못할 인간 고유의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타인과 대화하고 협업하는 능력의 수요가 산업 각계에서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또 비숙련 직업에서도 '복잡한 문제 해결하기' 등 고급 인지 역량의 수요가 크게 늘어, 일선 학교에서 특정 지식 전달보다는 토론·글쓰기 등 기초 교육을 강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2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황규희 선임연구위원팀이 발표한 '지능정보기술 확산과 숙련수요의 변화' 보고서는 AI 시대를 맞아 인간이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생존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읍니다.
연구진은 AI 시대에 필요한 직무 역량을 찾기 위해 AI 선진국인 미국의 직업정보 서비스인 '오넷'(O*NET)을 활용했습니다.
오넷에는 매년 현직 종사자와 직업분석가가 628개 직업의 숙련 역량에다 중요도 점수(5점 만점)를 매겨놓은 데이터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AI 도입 전 시기인 2002년의 직무 역량 중요도와 산업 현장에서 AI 자동화가 한창 진행된 2016년의 역량 중요도를 비교했습니다.
2002년과 비교해 중요도 점수가 크게 오른 역량이 AI 시대에 더 가치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 중 가장 점수가 많이 올라갔던 역량은 '설득력'으로 2002년 전 직종에서의 평균 중요도가 1.75점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2.77점으로 1.02점이 올랐습니다.
협상력은 이 기간 사이 1.66점에서 2.63점으로 올라 상승폭 2위였고 타인의 처지를 헤아릴 줄 아는 사회적 공감 능력도 2.23점에서 3.18점으로 뛰었습니다.
서비스 마인드(2.02점에서 2.93점으로 증가)와 인력 자원의 관리 능력(1.81점에서 2.66점)도 상승폭 5위권에 포함됐습니다.
이 밖에 중요도가 높아진 역량으로는 비판적 사고력, 적극적인 의견경청 능력, 복잡한 문제의 해결 능력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습니다.
◇ "과학·수학적 문제 해결은 기계의 몫"
반면 2002년과 2016년 사이 중요도가 가장 많이 떨어진 역량은 작업에 필요한 장비나 연장을 결정하는 '장비 선택'으로 애초 전 직종 평균 2.82점이었다가 현재는 1.71점으로 낮아졌습니다.
기기 설치 역량도 1.89점에서 1.24점으로 뒷걸음질 쳤고 장비 운행 및 통제 역량도 2.74점에서 2.20점으로 떨어졌습니다.
수학적 문제 풀이 능력도 2.92점에서 2.54점으로 줄었고 과학적 문제 해결 능력도 2.15점에서 2.00점으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AI가 이런 문제의 해결 업무를 대체하게 된 사실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많은 프로그래밍 역량은 2002년 전 직종에서의 평균 중요도가 1.23점에서 작년 1.56점으로 그다지 상승폭이 크지는 않았습니다.
단 연구진은 엔지니어 등 수리 과학적 문제를 풀어야 하는 직종에서는 프로그래밍 역량의 중요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의 과학적 지식을 써서 풀던 수리 과학적 문제를 이제는 대거 컴퓨터 연산으로 해결하며 나타난 추세로 분석됩니다.
황 연구위원은 "파편화된 지적 업무는 이제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하는 때가 오고 있지만, 집단지성·종합적 기획력·유연한 관리 능력 등은 여전히 사람만의 강점"이라며 "이런 차별성을 살릴 때 꼭 필요한 사회적 역량의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 학교 교육은 기본기 중심으로
연구진은 한편 특별한 경험이나 훈련이 필요하지 않은 저숙련 직종에서 고차원적 인지 능력의 중요도가 대폭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예컨대 복잡한 문제 해결 역량은 2002년 저숙련 직종에서의 평균 중요도가 1.96점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2.62점으로 늘었습니다.
또 설득 역량의 중요도는 1.38점에서 2.40점으로 뛰었습니다.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이 대폭 늘어나는 AI 시대에는 저숙련 직종도 사람간 조율이나 효율성 개선 등 애초 고숙련 직종이 맡던 일을 해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이처럼 고급 인지·소통 능력의 수요가 커지는 만큼 학교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초·중·고등학교까지는 글쓰기·토론하기·분석하기 등의 수업을 통해 학생이 지적인 '기초 체력'을 쌓을 수 있게 하는 데 최대한 집중하고, 개별 특정 지식은 그 이후에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황 연구위원은 "자동화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는 요즘에는 어떤 기술이나 지식이 10년 뒤에도 계속 유용할 것인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며 "중등과정까지는 사람들과 협업하는 법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유연하게 배울 수 있는 기본기를 닦는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AI 시대에서는 이 때문에 실용 교과보다 인문학과 수학 등 기초 원리 교과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학교 프로그래밍 교육도 프로그래밍 언어 아래에 깔린 원리를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지 특정 코딩 기술만을 가르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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