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보드카 브랜드 앱솔루트가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 사진을 사용해 광고를 내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앱솔루트 보드카가 촛불집회를 후원하지 않고 사진 만으로 광고를 내 ‘무임승차’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회적 이슈에 맞춘 브랜드 마케팅에 과하게 반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앱솔루트는 지난 11일부터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앱솔루트 보드카 병 모양을 연상시키는 광화문 촛불집회 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에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을 보드카 병 모양으로 표현했다.
광고의 상단에는 영문으로 ‘앱솔루트 코리아(ABSOLUT KOREA)’를 적고 ‘미래는 당신이 만들어 갑니다(THE FUTURE IS YOURS TO CREATE)’라는 문구를 담았다. 우측 하단에는 ‘책임감을 즐겨라 (ENJOY RESPONSIBILY)’라는 카피를 배치했다.
이 광고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즉각 앱솔루트사 측에 항의했다. 게시물에 댓글로 ‘내가 술광고 되려고 촛불집회 나갔나 자괴감 들어’ ‘월드컵이나 콘서트였다면 이 광고가 어울렸겠지만 촛불집회의 참뜻을 이해했다면 이를 술과 연결시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촛불집회조차 상업화하는 기업의 논리’ 등을 달았다.
한 네티즌은 “앱솔루트가 촛불집회에 촛불이나 종이컵이라도 후원하고 이같은 광고를 내보냈다면 지금처럼 비난받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큰 뜻을 갖고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을 술로 형상화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데 큰 역할을 했던 촛불집회를 기리고자 하는 광고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다른 네티즌은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있지만 앱솔루트는 제품의 실루엣으로 각기 나라를 모티브한 광고를 지속해서 제작해왔다”며 “광고의 타깃은 한국인 보다 한국을 모르는 타국이 더 적절하며 한국의 상징인 비폭력 혁명과 브랜드의 방향성을 녹여 잘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앱솔루트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는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페이스북에 해당 게시물을 그대로 두면서 이같은 논란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다.
한편 현재 페이스북에 올라온 해당 광고에 ‘좋아요’ ‘슬퍼요’ ‘화나요’ 등으로 반응한 유저들은 약 8000명으로 이중 약 6000명은 ‘좋아요’를 눌렀다. 반면 ‘화나요’를 누른 유저들 또한 약 1000명에 달했다. 댓글은 약 700개가 달렸으며 3000명이 넘는 유저들이 해당 광고를 공유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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