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목표주가 줄하향, 제일 큰 문제는…'무너진 신뢰'
증권가가 늑장공시 논란에 휩싸인 한미약품 실망감을 나타내며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항암신약 기술수출 계약이 취소되면서 신약 개발 리스크(위험)가 부각된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절차가 '호재 뒤 기습 악재 공시'라는 부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져 시장의 신뢰를 훼손한 것이 더 큰 악재라는 이유에서입니다.
4일 오전 9시3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보다 11.81% 급락한 44만8천원에 거래됐습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도 13.42% 급락한 채 거래 중입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때 15.00%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개장 후인 오전 9시29분 독일 제약업체인 베링거인겔하임이 작년 7월에 사갔던 내성표적 항암신약(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키로 결정했다고 통보해 왔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러나 한미약품이 이 통보를 받은 것이 전날 오후 7시6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늑장 공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약품은 29일 오후 4시33분 미국 제약업체 제넨텍과의 1조원대의 또 다른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했다는 호재성 재료를 공시했던 터라 이 재료만 보고 30일 개장 후부터 약 30분 동안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순식간에 20%가 넘는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
강양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무티닙'은 기대치가 높았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었지만 경쟁 파이프라인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카그리소'의 우수한 임상 결과 발표가 예상돼 기술이 반환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로 신약개발의 리스크가 드러났다고 봤습니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약 반환은 글로벌 신약개발 과정 중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한미약품의 경우 신약개발 성공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계약 종료와 같은 악재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의 이번 계약 취소 사태가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일종의 성장통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수출계약 취소에 따른 가치 하락보다는 늑장 공시 의혹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넨텍과의 계약에 따른 신약가치는 1조원,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이 해지된 항암제 가치는 1조3천억원으로 호재와 악재로 인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변동 폭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 제넨텍과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공시하고 바로 다음날 베링거인겔하임과의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발표해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임상 중에 발생한 중대한 부작용이 이번 이슈 이전에 공론화되지 않았고 17시간의 시차를 두고 대규모 호·악재가 공시돼 시장에 혼란을 준 점은 신뢰성 측면에서 투자심리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공시 시점과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로 당분간 한미약품의 주가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100만원→70만원), 한국투자증권(84만원→79만원) 등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8번째 홈런" 등의 호평을 쏟아내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던 증권사들도 1영업일 만에 도로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습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80만원에서 90만원으로 올렸다가 이날 다시 63만원으로 대폭 낮췄습니다.
유진투자증권도 100만원에서 109만원으로 높여 잡은 목표주가를 도로 74만원으로 내렸습니다.
당분간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도 위축될 전망입니다.
이번 계약해지 공시로 신약개발에 대한 위험이 부각되면서 지난달 30일 코스피 제약업종지수는 6.8%, 코스닥 제약지수는 2.5% 각각 하락했습니다.
서근희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에서 신약개발 성공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이번 한미약품의 계약 파기로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뀔 것으로 보여 국내 헬스케어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의 중장기 성장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면에서 이번 주가 급락세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혜린 연구원은 "여타 기술수출 과제 신약개발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이 아직 목도된 바 없고 목표가에 반영된 올무티닙 신약가치는 당일 주가 급락으로 충분히 제외된 만큼 주가 급락세는 진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보라 연구원은 "글로벌 신약개발 역량을 가진 기업이라는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며 "올해 연말로 예상되는 비만 치료제 혹은 당뇨치료제의 임상 진입과 그에 따른 대규모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인식이 주가 상승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증권가가 늑장공시 논란에 휩싸인 한미약품 실망감을 나타내며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항암신약 기술수출 계약이 취소되면서 신약 개발 리스크(위험)가 부각된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절차가 '호재 뒤 기습 악재 공시'라는 부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져 시장의 신뢰를 훼손한 것이 더 큰 악재라는 이유에서입니다.
4일 오전 9시3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보다 11.81% 급락한 44만8천원에 거래됐습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도 13.42% 급락한 채 거래 중입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때 15.00%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개장 후인 오전 9시29분 독일 제약업체인 베링거인겔하임이 작년 7월에 사갔던 내성표적 항암신약(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키로 결정했다고 통보해 왔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러나 한미약품이 이 통보를 받은 것이 전날 오후 7시6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늑장 공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약품은 29일 오후 4시33분 미국 제약업체 제넨텍과의 1조원대의 또 다른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했다는 호재성 재료를 공시했던 터라 이 재료만 보고 30일 개장 후부터 약 30분 동안 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순식간에 20%가 넘는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
강양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무티닙'은 기대치가 높았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었지만 경쟁 파이프라인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카그리소'의 우수한 임상 결과 발표가 예상돼 기술이 반환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로 신약개발의 리스크가 드러났다고 봤습니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약 반환은 글로벌 신약개발 과정 중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한미약품의 경우 신약개발 성공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계약 종료와 같은 악재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의 이번 계약 취소 사태가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일종의 성장통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수출계약 취소에 따른 가치 하락보다는 늑장 공시 의혹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넨텍과의 계약에 따른 신약가치는 1조원,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이 해지된 항암제 가치는 1조3천억원으로 호재와 악재로 인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변동 폭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 제넨텍과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을 공시하고 바로 다음날 베링거인겔하임과의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발표해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임상 중에 발생한 중대한 부작용이 이번 이슈 이전에 공론화되지 않았고 17시간의 시차를 두고 대규모 호·악재가 공시돼 시장에 혼란을 준 점은 신뢰성 측면에서 투자심리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공시 시점과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심리 약화로 당분간 한미약품의 주가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100만원→70만원), 한국투자증권(84만원→79만원) 등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8번째 홈런" 등의 호평을 쏟아내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던 증권사들도 1영업일 만에 도로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습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80만원에서 90만원으로 올렸다가 이날 다시 63만원으로 대폭 낮췄습니다.
유진투자증권도 100만원에서 109만원으로 높여 잡은 목표주가를 도로 74만원으로 내렸습니다.
당분간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도 위축될 전망입니다.
이번 계약해지 공시로 신약개발에 대한 위험이 부각되면서 지난달 30일 코스피 제약업종지수는 6.8%, 코스닥 제약지수는 2.5% 각각 하락했습니다.
서근희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에서 신약개발 성공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이번 한미약품의 계약 파기로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뀔 것으로 보여 국내 헬스케어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의 중장기 성장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면에서 이번 주가 급락세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혜린 연구원은 "여타 기술수출 과제 신약개발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이 아직 목도된 바 없고 목표가에 반영된 올무티닙 신약가치는 당일 주가 급락으로 충분히 제외된 만큼 주가 급락세는 진정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보라 연구원은 "글로벌 신약개발 역량을 가진 기업이라는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다"며 "올해 연말로 예상되는 비만 치료제 혹은 당뇨치료제의 임상 진입과 그에 따른 대규모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인식이 주가 상승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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