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서울대 객원교수서 해촉

5조원대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사장(61)이 서울대 공대 객원교수에서도 해촉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공대는 지난 11일 학장단 회의를 열고 지난해 8월부터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객원교수로 위촉돼 활동했던 고 전 사장을 객원교수에서 해촉했다고 14일 밝혔다. 고 전 사장의 구속이 결정된지 이틀만의 조치다. 서울대 공대는 지난해 8월 1일 교수회의 승인과 학장 위촉 절차를 거쳐 고 전 사장을 1년 임기의 객원교수로 위촉했다.
공대 관계자는 “국내 굴지 조선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한 조 전 사장의 경험이 학생, 교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객원교수로 모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전 사장은 객원교수로 활동하면서 지난해 2학기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4학년 대상 전공수업인 조선해양경영론 수업에 참여해 2,3차례 케이스 스터디 특강을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당초 고 전 사장의 객원교수 임기는 이달 31일까지였지만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고 전 사장을 구속 수감하자 공대는 내부 논의를 거쳐 해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대학교 겸임교원 등 임용에 관한 규정(34조)에 따르면 객원교원은 대학(원)장의 추천으로 총장이 임용하게 돼 있다. 이 조항은 2015년 8월 18일에 신설된 것으로 고 전 사장이 임용될 당시에는 이 조항이 없어 공대 차원에서 객원교수 위촉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임용 당시 공대 내부 규정과 절차를 거쳐서 진행했으며 (고 전 사장이)불미스러운 문제에 연루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구속 이후)공과대학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해촉했으며 앞으로 외부 산학협력이나 CEO 등 외부 인사 영입시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