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롯데면세점 입점 및 매장 위치 재조정 관련 비리 혐의로 1일 소환되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을 상대로 롯데그룹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신 이사장도 신격호 총괄회장(94), 신동빈 회장(61)과 마찬가지로 롯데그룹의 횡령·배임 의혹에 개입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신 이사장이 공식적으로 롯데그룹의 직함을 갖고 있는 게 많다”며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 내용과도 일부 관련 있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조사 내용은 특수4부, 첨단범죄수사1부와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현재 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등기임원이다. 한 때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를 총괄하기도 했다. 호텔롯데는 2013년 8월 롯데부여리조트와 롯데제주리조트를 지나치게 싼 가격에 인수해 계열사 간 부당 자산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이 당시 사내이사로서 헐값 인수 과정에 참여했다는 의심을 받는 상태다. 신 이사장은 당초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 씨(51·구속 기소)의 로비 의혹에 연루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롯데면세점에 들어와 유리한 조건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매장 위치를 조정하는 대가로 정씨에게서 약 15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다. 검찰은 이 돈 가운데 일부가 방위사업 브로커 한 모씨(58·구속 기소)를 통해 건너간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 5월부터 신 이사장을 수사 선상에 올려뒀다.
검찰은 신 이사장을 상대로 정씨의 로비 의혹과 관련된 혐의를 우선 확인하고, 롯데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부분을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조사 내용이 많아서 신 이사장에 대한 조사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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