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충돌한 헬리콥터의 소유주 LG전자가 해당 아파트 주민에게 정신적 피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2단독 안동범 부장판사는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주민이었던 A씨가 이 아파트에 충돌한 헬기의 소유주인 LG전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위자료로 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LG전자가 헬기의 소유 및 운행자로서 충돌사고와 피해복구 과정에서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고 경위와 A씨 나이 등을 고려해 배상액은 당초 A씨가 청구한 1억원보다 낮게 정했다.
LG전자 소속 8인승 기종인 시콜스키 S-76 C++ 헬기는 지난 2013년 11월 16일 오전 잠실 헬기장에서 회사 임직원 등 총 6명을 태워 전주 LG전자 사업장으로 수송하던 중 현대아이파크 24∼26층에 충돌한 뒤 화단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 조종사 2명이 모두 숨졌고, 아파트 21∼27층 창문과 당시 A씨의 집을 포함한 아파트 외벽의 상당 부분이 파손됐다. A씨는 사고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1년여 동안 40여차례 통원 진료와 약물치료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LG전자가 치료비를 부담하기도 했다.
한편 작년 7월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사고 헬기는 짙은 안개로 위치식별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한 비행을 감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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