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20대 여성이 노래방에서 화장실을 찾던 중 비상탈출용 방화문을 열고 1층 바닥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방화문을 열면 바로 낭떠러지였지만 문도 잠겨있지 않았고 ‘추락 주의’라는 알림 문구 외에는 어떤 안전장치도 없었다. 이 노래방에서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고가 났지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이 노래방에 설치된 문제의 비상탈출구가 소방법 등 관련 법상 안전기준을 준수했는지를 살펴 문제가 있으면 업주를 입건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14일 오전 0시께 부산 동구의 한 2층 노래연습장에서 이모 씨(22·여)가 방화문을 열었다가 발을 헛디뎌 3.8m 아래 1층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씨는 머리와 팔 등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날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노래연습장에 왔다가 화장실을 찾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씨가 추락한 곳은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하는 비상통로였다.
하지만 이곳에는 1층과 연결되는 접이식 사다리 외에는 문을 열면 아무것도 없는 낭떠러지였고 추락을 방지하는 난간조차 없었다.
방화문 앞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추락 주의, 화재 시 사다리로 탈출해주십시오’라는 알림 문구가 있었지만 이씨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술에 취한 이씨는 방화문 밖이 낭떠러지인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1층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노래방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손님이 이 방화문을 열고 1층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이후에도 사고 예방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렇듯 사고 위험이 컸지만 소방법상 이 비상대피 통로를 잠그면 20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물게 돼 있어 노래방 업주는 평소 방화문을 잠그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이 노래방 비상탈출용 사다리가 인근 건물처럼 벽에 부착하는 고정용이 아닌 접이식으로 설치된 것은 아래층이 차가 드나드는 주차장 진출입로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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