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초콜릿·치약·건전지 속으로…기상천외한 마약 밀반입수법

마약을 양주에 녹이거나, 초콜릿, 치약, 건전지에 넣는 것은 물론 인형 속에 숨겨서 몰래 들여오려던 일당이 잇달아 적발되는 등 마약사범의 밀반입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광주지검 강력부는 지난 2일 필로폰을 양주에 녹여 몰래 반입하려 한 혐의로 A(68)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액체상태의 필로폰을 양주병에 넣어 회사원 B씨의 수화물로 위장해 김해공항으로 몰래 반입하려 한 혐의다. 1000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2월에는 중국 선양(瀋陽)에서 필로폰 200ｇ을 신발 깔창에 숨겨 들어오던 50대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다.

신발은 검사하지 않으리라 생각한 이 남성은 인천공항에서 출발지, 연령대, 수화물 수 등을 분석해 선별 검사하는 ‘여행자 분석’에 덜미를 잡혔다.
3월에는 중국 단둥(丹東)항에서 필로폰 606ｇ을 보따리상을 통해 밀반입한 중국동포(28)가 붙잡혔다.
필로폰을 비닐에 싸 여행용 가방에 달린 플라스틱 손잡이 봉 안에 구겨 넣는 수법이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최근 구속한 송모(44)씨는 작년 1월과 11월 두 차례 필로폰 1㎏씩을 마닐라에서 구해 배낭 속 칸막이 사이에 넣고 그 입구를 꿰매 숨긴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여오기도 했다.
서울 마포경찰서가 최근 검거한 중국동포 일당은 중국에서 사들인 필로폰을 소량씩 포장해 여성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넣어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수법을 썼다.
발바닥에 마약을 붙이고 두꺼운 양말을 신어 검색을 피하기도 했다.
서울 금천경찰서가 최근 검거한 이모(28)씨 등 3명은 중국에서 액체 상태로 만든 필로폰을 화장품으로 속여 국내로 밀반입한 뒤 이를 다시 고체 상태로 가공해 유통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산 대마초 20ｇ을 초콜릿에 넣고 항공기 수화물로 위장해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박모(25)씨도 올해 1월 부산경찰청에 검거됐다.
낱개로 포장된 초콜릿을 반으로 나누고 나서 비닐랩으로 포장한 대마초 1ｇ을 초콜릿 안에 넣고 은박지로 재포장해 감시망을 뚫을 수 있었다.
또 외국에 서버가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채팅앱으로 마약 구매자와 정보를 주고받고 자금 추적이 어려운 온라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을 거래대금으로 전송받기도 했다.
미래 화폐로 주목받는 비트코인은 인터넷 공간에서 은행을 통하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되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거래 추적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