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를 마구 던지고, 언덕 위에서 다함께 구르며 색색의 물감을 뿌린다!’
평소라면 이상하게 느껴질 법한 행동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이 같은 행동들이 두 팔 벌려 환영받는다. 모두가 하나 돼 웃고, 떠들고, 분위기에 흠뻑 취하는 ‘축제날’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선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진귀한 축제들이 펼쳐지고 있다.
오로지 축제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는 재밌고 신선한 ‘세계의 이색 축제들’을 만나보자.
◆ 인도 = 홀리 축제
매년 3월이 되면 인도 전역은 형형색색의 고운 물감 옷을 입는다. 봄을 맞이해 겨울 동안 풍성한 땅에서 누린 축복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도인들이 연다는 ‘홀리 축제’. 홀리 축제는 색채의 축제, 사랑의 축제로도 불린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흰색 옷을 입고 축제에 참여한다. 흰옷을 입은 이들은 하얀 도화지와 같은 자신의 옷을 색색의 물감으로 적시며 축제를 즐긴다.
홀리 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모두가 ‘평등한 축제’이기 때문이다. 신분제도인 카스트제도가 남아있는 인도에서 홀리 축제는 남성과 여성, 크샤트리아와 수드라와 같은 구별 없이 모두가 거리 곳곳에 나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다.
◆ 영국 = 치즈 롤링 페스티벌
6월 영국 글로스터 지방의 브록워스 마을에선 황당하고 우스꽝스런 풍경이 펼쳐진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가파른 언덕길을 미끄러지듯 내려가 구르고 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고가 아니다. 축제다.
‘치즈 롤링 페스티벌’은 참가자들 중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동안 동그란 치즈를 잡아 가장 먼저 언덕 아래 결승선에 도달하는 사람이 우승을 차지하는 축제다. 상품으로는 글로스터 지방의 특산물인 치즈를 받을 수 있다.
한 번에 20명이 참가할 수 있으며 총 5번을 실시해 우승자를 가린다. 지역 축제로 시작했던 치즈 롤링 페스티벌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져 최근엔 영국 전역에서 참가자들이 몰려들고 있을 정도다.
◆ 스페인 = 타마니타
스페인의 남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부뇰에서는 매년 8월 마지막 수 수요일에 ‘타마니타(La Tamatina)’라는 토마토 축제가 열린다. 토마토 축제 기간에는 도시 인구의 배 이상이 되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와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에게 던진다.
1940년대 중반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축제는 많은 사람들이 붉은색의 토마토로 범벅이 된 채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는 역동적인 축제 풍경이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8월 마지막 주 내내 각종 공연, 거리 행진, 불꽃놀이 등이 펼쳐지면서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는데, 토마토 던지기는 수요일 딱 1시간 동안만 진행된다.
◆ 독일 = 옥토버페스트
축제에 빠져선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술. 여기 맥주가 주인공인 축제가 있다.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열리는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속 축제이자 맥주 축제다.
축제는 마차와 악단의 행진으로 시작되며, 민속 의상을 차려 입은 시민과 방문객 8000여 명이 어우러져 뮌헨 시내 7km를 가로지르는 시가행진으로 흥겨움을 더한다. 축제 기간에는 회전목마, 롤러코스터 같은 놀이기구는 물론 서커스, 팬터마임, 영화 상영회, 음악회 등 남녀노소가 함께할 수 있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 200여 개가 운영된다.
오늘날 옥토버페스트는 전 세계에서 찾아온 600만 명의 방문객이 함께하는 세계 최대의 민속 축제이자 맥주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축제가 시작되기 석 달 전부터 설치되는 천막은 1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100명 정도가 들어가는 것까지 다양하다. 천막 안에 빼곡히 들어찬 사람들은 손마다 커다란 맥주잔을 들고 크게 웃고 떠들고 마시고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긴다.
◆ 태국 = 이뺑 랜턴 페스티벌
매년 11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이뺑 랜턴 페스티벌’은 아름다운 등불들이 하늘로 날아가는 진풍경을 만날 수 있는 축제다. 매해 보름달이 뜨는 11월 행운을 빌며 소원을 등불에 담아 날리는 행사다.
태국 수도승들의 입장과 함께 경건하게 시작되는 이 축제는 수천 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늘로 날아가는 랜턴들은 마치 색색의 구슬들이 하늘에 걸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뺑 랜턴 페스티벌은 매년 열리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확인이 필수다. 또 경건한 페스티벌인만큼 옷차림에 주의해야 하며, 교통편이 불편하기 때문에 오토바이나 교통편을 렌트해 두는 것이 좋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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