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그동안의 상식을 뒤엎는 식사법이 등장했다. 규칙적인 식사를 거부한다는 ‘간헐적 단식’. 당시 한 방송에서 소개되며 한국인의 식사습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켰다. 관련 다큐멘터리와 서적이 물밀 듯 쏟아져 나왔다.
그후 간헐적 단식은 하나의 다이어트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은 물론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같은 헐리우드 스타들까지 간헐적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규칙적인 식사는 무조건 몸에 좋다는 편견을 깨는 연구 결과들도 속속 등장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마크 매트슨(Mark Mattson) 신경과학교수는 간헐적 단식의 강력한 지지자다. 그는 일주일에 5일은 일반식을 하고 이틀은 아침, 점심은 거른 채 저녁 식사만 하는 5:2 법칙을 제안한다. 이 법칙이 16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오후 12시에서 8시까지 8시간 동안 두 끼를 먹는다는 16:8 법칙보다 낫다는 주장이다.
매트슨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깨어 있는 시간동안 무의식적으로 입 안에 뭔가를 넣고 먹곤 한다”며 “그러나 주기적으로 뭔가를 먹는 것은 인간의 진화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즉 주기적으로 일반식을 하는 다이어트 방식은 인간의 생체리듬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그는 연구 결과를 통해 간헐적 단식의 다이어트 효과를 다시 한 번 입증해 보였다. 그룹을 나눠 6개월 동안 한 쪽은 5:2 다이어트를 하게 했고, 다른 쪽은 일반식의 양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하게 했다. 단식을 하는 그룹은 단식하는 날엔 채소, 과일, 저지방 우유만을 저녁에 섭취하고 칼로리는 600 이내로 제한했다. 그 결과 간헐적 단식을 한 쪽이 평균 13파운드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그렇다면 왜 5일 동안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었음에도 간헐적 단식을 하면 살이 빠질까.
매트슨 교수는 “글리코겐의 역할 때문”이라고 말한다. 글리코겐은 우리 몸속 간이나 근육에 존재하며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하루 동안 지속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글리코겐이 에너지로 바뀔 틈을 주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는 또 “반면 12시간가량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 지방층에 있던 글리코겐이 에너지를 내는 성분으로 바뀌고 지방이 연소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간헐적 다이어트는 공복 시간을 최대한 유지함으로써 식사횟수와 식사량을 줄여 다이어트 효과를 보도록 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간헐적 다이어트의 지지자인 미국 남부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루이지 폰타나(Luigi Fontana) 교수는 “세포의 과포화는 모든 질병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간헐적 단식을 하게 되면 일부 세포들이 에너지를 내기 위해 세균이나 불필요한 단백질, 세포 기관, 미토콘드리아를 먹는다면서 “결국 간헐적 다이어트는 세포의 과포화 현상을 예방해 다이어트를 넘어 건강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매트슨 교수는 “처음엔 거의 하루 종일 식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에 힘들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내 몸이 5:2 간헐적 단식에 적응하는 순간 놀라운 변화를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매트슨 교수와 폰타나 교수는 간헐적 다이어트가 모두에게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당뇨병이나 신진대사와 관련한 질병이 있는 환자라면 간헐적 다이어트가 저혈당증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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