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 시작…접경지 '긴장 속 차분'(종합)
한·미 양국 군이 사상 최대 규모의 키리졸브(KR)·독수리(FE) 연합훈련에 돌입한 7일 인천 백령도와 경기 북부, 강원 등 접경지 주민들은 겉으로 평소처럼 차분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경색된 상황에서 시작된 대규모 훈련인 탓에 내심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8월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계속된 남북관계 경색으로 초래된 상황을 볼 때 경기 위축 장기화를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 "평소와 다름없이 생업 종사"
국내에서 유일한 비무장지대(DMZ) 내 마을인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훈련이 시작돼도 주민들이 특별히 경계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돼 평소와 마찬가지로 각자 생업을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뉴스를 통해 이번 한미 연합훈련이 어느 때보다도 많은 병력과 장비를 투입한다고 들었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생활에 큰 변화 없이 평상시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밝혔습니다.
47가구 202명이 사는 대성동 마을은 최북단 민간인 거주지역으로, 북한의 도발 때마다 주목을 받는 곳입니다.
대성동은 6·25 전쟁 후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이 DMZ 안에 민간인 거주지를 하나씩 두기로 합의해 북쪽 기정동 마을과 함께 조성됐습니다. 마을회관 옥상에서 군사분계선 넘어 기정동 마을의 행인이 보일 정도로 북한과 가깝습니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과 마주한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의 윤종원 이장은 "평생 이곳에 살면서 군부대 훈련을 자주 봐왔다"며 "이번 한미 연합훈련이 대규모로 진행된다고 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거나 초조해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접경지역 긴장도 완화되고 경기도 살아나 주민생활이 안정될 텐데 아쉬울 뿐"이라고 짧게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북한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문제 삼아 포격 도발을 감행한 경기도 연천지역 주민들 역시 '국가 안전이 우선'이라며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연천군 중면 횡산리 은금홍 이장은 "지난주부터 뉴스를 통해 오늘부터 한미 양국 군이 대규모 훈련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주민 대부분이 국가 안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평소 생활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은 이장은 "주민 대부분이 영농활동을 준비하며 평소와 같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 등을 즉시 중단하고 남북 간 대화로 경색된 관계를 풀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삼곶리 박용호 이장은 "우리 지역에서는 평상시에도 군부대의 사격훈련이 종종 있어 이번 한미 연합 훈련도 그중 하나로 생각한다"며 "대규모 훈련을 한다고 해서 주민들이 동요하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하루빨리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 적막한 백령도·차분한 강원도…상경기 위축 '걱정'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는 적막했습니다.
주말이었던 전날부터 왁자지껄한 관광객 무리나 거리를 다니는 차량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황사가 뿌옇게 낀 백령도 용기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약 7㎞ 떨어진 연꽃 마을을 지날 때까지 거리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악화한 남북 관계 속에 시작된 대규모 훈련으로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면서 외지인의 발길이 끊어진 것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뿐만 아니라 사람이 줄어 생업이 끊어질까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백령도에 정착한 지 8년째라는 커피숍 주인 김경택(56) 씨는 "처음 백령도에 왔을 땐 북한 도발이나 위협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는 무덤덤하다"며 생업 걱정을 덧붙였습니다.
중동부 전선의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도 긴장감과 차분함의 교차 속에 생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천의 한 주민은 "지난해 북한의 포격 도발 때 나흘가량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경험 때문인지 훈련이 시작된다고 하면 으레 긴장된다"며 "이번 훈련은 예년보다 더 큰 규모라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잦은 남북 간 긴장감 탓에 지친 듯 무덤덤한 반응입니다.
장석권 고성군 명파리 이장은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다는 것은 방송 뉴스를 보고 알고 있다"며 "이번 훈련도 평소 지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훈련과 크게 다를 바 없어서 주민들도 평상시처럼 생활한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주민들은 지역 상경기 위축 장기화를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홍성배 인제군 서화 2리 이장은 "지난해 포사격 이후 지금까지 계속된 남북 경색으로 지역 상경기는 이미 초토화됐다"며 "이번 대규모 훈련으로 자칫 지역 상경기가 바닥을 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한·미 양국 군이 사상 최대 규모의 키리졸브(KR)·독수리(FE) 연합훈련에 돌입한 7일 인천 백령도와 경기 북부, 강원 등 접경지 주민들은 겉으로 평소처럼 차분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경색된 상황에서 시작된 대규모 훈련인 탓에 내심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8월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계속된 남북관계 경색으로 초래된 상황을 볼 때 경기 위축 장기화를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 "평소와 다름없이 생업 종사"
국내에서 유일한 비무장지대(DMZ) 내 마을인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 김동구 이장은 "훈련이 시작돼도 주민들이 특별히 경계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돼 평소와 마찬가지로 각자 생업을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는 "뉴스를 통해 이번 한미 연합훈련이 어느 때보다도 많은 병력과 장비를 투입한다고 들었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생활에 큰 변화 없이 평상시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밝혔습니다.
47가구 202명이 사는 대성동 마을은 최북단 민간인 거주지역으로, 북한의 도발 때마다 주목을 받는 곳입니다.
대성동은 6·25 전쟁 후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이 DMZ 안에 민간인 거주지를 하나씩 두기로 합의해 북쪽 기정동 마을과 함께 조성됐습니다. 마을회관 옥상에서 군사분계선 넘어 기정동 마을의 행인이 보일 정도로 북한과 가깝습니다.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과 마주한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의 윤종원 이장은 "평생 이곳에 살면서 군부대 훈련을 자주 봐왔다"며 "이번 한미 연합훈련이 대규모로 진행된다고 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거나 초조해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접경지역 긴장도 완화되고 경기도 살아나 주민생활이 안정될 텐데 아쉬울 뿐"이라고 짧게 말했습니다.
지난해 8월 북한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문제 삼아 포격 도발을 감행한 경기도 연천지역 주민들 역시 '국가 안전이 우선'이라며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연천군 중면 횡산리 은금홍 이장은 "지난주부터 뉴스를 통해 오늘부터 한미 양국 군이 대규모 훈련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주민 대부분이 국가 안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평소 생활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은 이장은 "주민 대부분이 영농활동을 준비하며 평소와 같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 등을 즉시 중단하고 남북 간 대화로 경색된 관계를 풀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전했습니다.
삼곶리 박용호 이장은 "우리 지역에서는 평상시에도 군부대의 사격훈련이 종종 있어 이번 한미 연합 훈련도 그중 하나로 생각한다"며 "대규모 훈련을 한다고 해서 주민들이 동요하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하루빨리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 적막한 백령도·차분한 강원도…상경기 위축 '걱정'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는 적막했습니다.
주말이었던 전날부터 왁자지껄한 관광객 무리나 거리를 다니는 차량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황사가 뿌옇게 낀 백령도 용기포항 여객터미널에서 약 7㎞ 떨어진 연꽃 마을을 지날 때까지 거리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악화한 남북 관계 속에 시작된 대규모 훈련으로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면서 외지인의 발길이 끊어진 것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뿐만 아니라 사람이 줄어 생업이 끊어질까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백령도에 정착한 지 8년째라는 커피숍 주인 김경택(56) 씨는 "처음 백령도에 왔을 땐 북한 도발이나 위협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는 무덤덤하다"며 생업 걱정을 덧붙였습니다.
중동부 전선의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도 긴장감과 차분함의 교차 속에 생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천의 한 주민은 "지난해 북한의 포격 도발 때 나흘가량 대피소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경험 때문인지 훈련이 시작된다고 하면 으레 긴장된다"며 "이번 훈련은 예년보다 더 큰 규모라는 말을 들어서 그런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잦은 남북 간 긴장감 탓에 지친 듯 무덤덤한 반응입니다.
장석권 고성군 명파리 이장은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다는 것은 방송 뉴스를 보고 알고 있다"며 "이번 훈련도 평소 지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훈련과 크게 다를 바 없어서 주민들도 평상시처럼 생활한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주민들은 지역 상경기 위축 장기화를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홍성배 인제군 서화 2리 이장은 "지난해 포사격 이후 지금까지 계속된 남북 경색으로 지역 상경기는 이미 초토화됐다"며 "이번 대규모 훈련으로 자칫 지역 상경기가 바닥을 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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