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축구 골키퍼 유망주가 진로를 바꿔 서울대에 입학해 화제다.
주인공은 용인 상현고 3학년 전태원 군(19·사진)으로 전군은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수시모집 일반 전형에 합격했다.
전군은 거제고의 2014년 제 37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준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는 등 엘리트 축구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이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우수 골키퍼상을 받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운재 선수의 활약을 보고 국가대표 골키퍼의 꿈을 키워왔다는 전군은 경남 거제고에 스카우트돼 축구선수로서 창창한 앞날이 기대됐다.
하지만 2014년 여름 전군은 돌연 일반 학교인 용인 상현고로 전학하는 ‘결단’을 내렸다. 국가대표 골키퍼라는 꿈을 포기하는 대신 서울대에 입학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전군은 “180cm에서 더 안자라는 키가 문제였다. 장신 골키퍼를 선호하는 한국 축구계에서 선수 생명은 길어도 대학교까지일 거라고 생각했다”며 “대학 체육 관련 학과에 진학하면 축구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의 결단은 그간 꾸준히 학업과 축구를 병행했기에 가능했다. 통상 축구부 선수는 3교시까지만 수험을 듣고 시험을 치지 않았지만 전군은 2학년때부터 학교에 요청해 학업과 축구를 병행했다. 전학 후에는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매일 새벽 2시까지 독서실 자리를 지킬만큼 학업에 열중했다. 전군은 부천 키커스팀에 들어가 클럽 축구 리그에 참가해 수험생임에도 주장을 맡아 모든 경기에 출전하는 등 축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전군은 서울대에 입학해 서울대 선수로 대학축구 U리그에 출전할 계획이다. 체육 특기생을 선수로 뽑지 않아 상대적으로 약체로 분류되는 서울대 축구부도 전군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전군은 축구 전문 방송 캐스터나 축구 행정가가 되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전군은 후배들에게 운동을 하면서도 시간을 내 학업에도 신경쓰라는 애정어린 충고를 전했다. 공부를 틈틈히 하면 부상으로 선수생명이 끝나도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고 해외에 진출시 적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군은 “공부에 관심을 보이던 친구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만 해왔던 터라 금방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웠다”며 “운동하면서 공부도 하면 버겁고 힘들겠지만 자신을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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