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교사를 비롯한 3만 9000여 명의 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성의식 실태조사’가 실시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최근 부산에서 벌어진 잇따른 교내 성폭력 사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교직원과 학생 등 8만 60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교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성의식 실태조사를 벌이는 것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부산이 처음이다.
21일까지 벌이는 설문조사의 대상은 교직원 3만9000여 명, 중·고교 318곳의 전체 학년별 30명씩 2만9000여 명, 306곳에 이르는 초등교 5∼6학년 학년별 30명씩 1만8000여 명 등 모두 8만6000여 명에 이른다.
실태조사를 위해 부산시교육청은 외부 기관 등의 자문을 거쳐 실태조사용 설문지를 만들었다. 설문지는 초등생용, 중고생용, 교직원용 등 3가지로 나뉜다.
설문은 ▲성의식과 태도 ▲성지식 ▲성교육 필요성 ▲성문제 민감도 및 판단력 ▲성문제 대처능력 ▲학교 내 성문화 등으로 구성되며 설문 문항은 모두 48∼73개 문항에 이른다.
익명으로 진행되는 설문조사에는 성폭력 피해 등을 확인하는 문항도 포함됐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번 조사에서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사법 조치를 의뢰할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학교 내 성범죄 사건을 보면 학생들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은 더욱 민감해지고 있지만 교사들은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인을 진단해 효과적인 예방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대규모 실태조사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최근 모 고교에서 남녀 교사가 학생 10여 명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해 경찰의 수사를 받는가 하면 한 중학교에서는 진로상담 교사가 상습적으로 여학생을 성추행해온 혐의로 직위해제되는 등 5∼6건의 학교 내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