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8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화쟁위 연석회의를 한 뒤 서울 종로구 조계사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이 연내 노동관련법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밝혔다면서 “야당의 약속, 국민을 믿고” 거취를 결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도법 스님은 “노동법 처리를 둘러싼 불신의 과정이 있음을 알지만, 이 또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한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법 연내 개정 반대가 야당의 공식 당론으로 정해지면 자진 출두하겠다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야당의 입장이 분명해진만큼 한 위원장이 자진출두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화쟁위는 지난달 14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차 민중총궐기에서 경찰과 대규모 충돌을 야기한 집회에 참가한 뒤 지난달 16일 조계사에 은신하자 평화로운 집회와 노동법 개정을 위해 각계 인사를 만나 대화해 왔다.
도법 스님은 회견에서 “노동계, 야당, 종교계가 사회적 대화의 장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다”고 설명한 뒤 “노사정 위원회에 참여하는 주체는 물론이고 민주노총, 비정규직, 청년 세대 등 당사자들도 폭넓게 참여하는 국민적 공론의 장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면서 정부와 여당도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할 것을 부탁했다.
도법 스님은 또 평화적으로 마무리된 2차 민중총궐기에 대해 주최측과 시민들, 종교인들과 경찰에 감사를 표하면서 “노동관련법 문제와 한 위원장 문제도 화쟁의 정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법 스님은 이날 오전 조계사를 방문한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을 만나지 않은 데 대해선 “만남을 거부한 적이 없다”면서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한 다음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중이어서 만나지 못했음을 설명한 것이다.
도법 스님은 경찰의 영장 집행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엔 “경찰이 얘기한 것을 고집스럽게 진행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와 함께 경찰이 선도적으로 평화롭게 마무리하길 간곡하게 바라고 기대한다”고 답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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