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이장 문제로 조카 엽총 살해한 70대 긴급체포

70대 남성이 조상묘 이장문제로 다투다 조카들에게 엽총을 쏴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23일 묘 이장 문제로 갈등을 빚던 조카들에게 엽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박모씨(73)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고흥군 영남면 폐교 인근 조상 묘소에서 시제를 지내던 중 큰 조카(70)와 작은 조카(57)에게 엽총을 발사했다.
엽총에 맞은 두 조카 중 작은 조카는 현장에서 숨지고 큰 조카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박씨는 얼마 전 선산에 있던 조상 묘소 2기를 인근으로 이장한 것에 대해 조카들이 “묘지 이장을 왜 혼자 결정했느냐”고 따지자 말다툼을 벌였다. 박씨는 홧김에 승용차에 있던 엽총을 꺼내 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으나 같은 날 오전 10시30분께 범행현장에서 20㎞가량 떨어진 고흥군 동강면 인근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또 박씨가 사용한 엽총이 허가를 받지 않은 총기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확인 중이다. 박씨는 경찰에서 “1980년께 서울의 한 총포상에서 선물로 받았다”면서 “허가없이 보관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고흥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