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최 모씨는 지난해 11월 찾은 결혼박람회장에서 사업자와 결혼준비대행 계약(대행요금 230만원)을 체결하고 계약금으로 20만원을 결제했다. 최씨는 이후 올해 1월 스튜디오 촬영때 100만원(중도금)을 지급하고 촬영을 마쳤지만, 결혼박람회때 봤던 샘플사진과 배경·드레스가 너무 다르고 품질도 현저히 떨어져 사진 선정 전 중도 해지를 요구했다. 이에 사업자는 촬영을 마쳤기 때문에 계약금(20만원)만 환급해 주겠다고 하자, 최씨는 소비자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결혼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한 곳에서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결혼박람회를 찾는 예비부부가 늘면서 관련 피해도 증가 추세다. 사은품 제공이나 할인 혜택을 내세워 박람회 현장에서 결혼준비대행서비스 계약을 유도한 후 계약해제를 거부하거나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에 201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접수된 결혼준비대행 서비스 관련 소비자피해 229건 중 94건(41.0%)이 결혼박람회장에서의 계약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계약해제 거절이 53건(56.4%)으로 가장 많았고 중도해지 거절과 과도한 위약금 요구가 20건(21.3%)을 차지해, 77.7%가 계약해제·해지 관련 피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사진 인도거부 등 사진촬영 관련 불만족 7건(7.4%), 드레스 변경에 따른 추가대금 요구 등 드레스 관련 불만족 3건(3.2%) 순이었다.
이밖에 소비자원은 올해 8월 한 달간 서울 9개 결혼준비대행업체가 주관한 결혼박람회를 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총 9개 중 8개가 사은품 제공·가격할인 등이 이번 박람회만 적용된다며 당일 계약을 유도했지만, 이 중 5개는 조사기간 중 매주 또는 격주로 박람회를 개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결혼박람회장에서 계약땐 업체·상품내용·환불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가급적 현장에서 충동적 계약은 삼갈 것”이라며 “계약할때는 계약해제 또는 계약금 환불에 관한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해 줄 것을 요구하고, 계약서·약관, 영수증 등 증빙자료는 꼭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