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많은 사람들의 소통의 장인 동시에 갖가지 이야기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곳이다. 때로는 사실과 다른 정보가 괴담을 만들어내고 루머를 양산하기도 한다. ‘SNS 썰(說)의 진실’은 시시각각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에 올라오는 흥미로운 사건·이슈를 대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진실과 거짓은 무엇인지 등을 풀어보는 코너다.
지난 27일 고려대 앞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15년간 학생들과 함께 성장했던 ‘영철버거’의 폐업 소식이 전해졌다. 고려대와 인근 대학 학생들에게 ‘영철아저씨’로 통하며 햄버거 하나 1000원에 무제한 콜라 제공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곳이었다. 고려대 의학대학 근처 리어카 장사로 시작해 2007년에는 전국 80여 곳에 가맹점을 낼 정도로 영철버거는 성장했다. 하지만 영철버거 신화는 15년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1년간 경영난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고 급기야 지난달에 가게 문을 닫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투자자와 합의에 실패한 지난 21일 최종적으로 폐업을 결정했다. 폐업 소식이 알려지자 영철버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SNS에 위로 글을 쏟아냈다.
주요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철버거가 문을 닫게 된 결정적 원인으로 고급화 전략의 실패를 꼽았다. 고려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고파스에서도 ‘영철버거가 이미지 포지셔닝에 실패해 안타깝다’, ‘고급화 전략이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맥도날드,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 대기업에 밀린 결과’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이 중에는 ‘학부 컨설팅 학회에서 뛰어들더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학부생으로 이뤄진 한 학회가 지난 2009년 영철버거의 고급화 전략을 기획하고 컨설팅을 주도했다는 내용이다.
소문의 주인공은 고려대 경영학과의 경영컨설팅학회 ‘MCC(Managemant Consulting Club)’다. 취재 결과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박준혜(고려대 경영학과 12학번) MCC 학회장은 “학회 가입할 때부터 영철버거와 MCC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들었다”며 “(소문이 돌았던 2009년) 당시 학회장과 선배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관련 외부사업 내역도 확인했지만 영철버거와 우리와의 교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씨는 “그동안 영철버거와 관계된 소문으로 학교 안팎으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적극적으로 소문을 해명할 기회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소문과 연관된 또 다른 학회는 실제 영철버거 이영철 대표(47)와 교류했던 연합 마케팅전략학회 MCL(Marketing&Creative Leaders)이다. 유수환(성균관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10학번) MCL 학회장은 "당시 학회관계자들과 영철버거와 관련한 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한 바, 프로젝트는 수행했으나 목표가 고급화 전략은 아니었다" 며 "이영철 대표가 이미 고급화 전략을 취한 이후인 2011년도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와 브랜드 전략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영철버거 공식 페이스북에는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는 글이 마지막으로 올라왔다. 고려대 졸업생 민 모씨는 “고려대 명물로 통하며 학생부터 교수님들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인 만큼 다시 돌아온다던 아저씨의 약속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