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경유했던 병원으로 명단이 공개된 서울 중구 하나로의원이 20여 일 만에 결국 문을 닫았다. 메르스 환자가 거쳐간 의료기관 가운데 폐업한 첫 사례다.
서울 중구청은 하나로의원이 이달 1일자로 중구 보건소에 폐업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하나로의원은 지난달 7일 정부가 처음으로 공개한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경유 병원 24곳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메르스 확진 환자 1명이 지난달 2일 이 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로의원이 폐업신고를 하면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메르스로 인한 외래 환자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격리치료를 받는 국립중앙의료원 인근에 위치한 탓에 환자들이 이 병원을 기피했다는 관측도 있다.
게다가 이 병원은 정부의 메르스 병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나로의원 외에도 메르스 환자 발생·경유 병원은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일부 개인 의원은 병원명이 공개되면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린 탓에 외래 환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병원들도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보건소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 경유 병원으로 발표된 개인 의원 중에는 환자가 왔을 때 모범적으로 잘 대처해 확산을 막는 데 이바지한 곳도 많은데 막연한 공포감 때문에 해당 병원을 피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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