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현직 대통령 최측근이라고 속여 수억원을 받아 챙긴 5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대통령 비서관이나 국무총리 등 정부 고위 인사 측근을 사칭, 지난 2012년 7월부터 최근까지 60여차례에 걸쳐 2억1000만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이모 씨(52)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이씨는 자신을 ‘청와대 코드3’이라고 밝히면서 골프장 등에서 알게 된 사람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씨는 지난 2013년 11월 평소 호의를 베푼 물류업자에게 대통령과 국무총리 이름이 인쇄된 감사패를 주면서 물류업자가 “인사를 하겠다”고 하자 “돈을 청와대에 내면 된다”며 수고비 명목으로 12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해야 한다고 속여 미화 1500달러와 현금 150만원을 받고, 청와대 인사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지난해 2월에는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투자를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1억40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씨는 범행 증거를 숨기기 위해 자신의 계좌가 아닌 동생, 자녀 통장으로 돈을 받았다. 대통령 이름이 적힌 감사패를 준 뒤에는 자녀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통령이 직접 문자를 보내는 것처럼 허위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들을 속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과거에도 대통령 비서관을 사칭하고 청와대 배지 등을 허위로 만들어 입건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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