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을 끊고 수시로 자택을 벗어난 메르스 자가격리대상자를 보건당국이 처음으로 경찰에 고발해, 형사처벌 여부가 주목된다.
1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강남구보건소는 자가격리대상자 지침을 어기고 자택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다닌 50대 메르스 의심환자 A씨(여·강남구 삼성동 거주)에 대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A씨를 이날 강남경찰서에 전격 고발했다.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해 의심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한 적은 있었지만, 보건당국이 메르스 의심환자를 경찰에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쁜데 자택격리 대상인 A씨가 보건소와 연락이 잘 되지 않았고 자택에서 벗어난 곳에서 핸드폰을 켰다 껐다하며 이동한 게 확인돼 결국 고발조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건소 신고로 강남경찰서가 휴대폰 위치추적을 실시한 결과 지난 14일 A씨는 거주지인 강남구를 벗어나 양천구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보건당국과 경찰의 전화를 받지 않아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데 상당한 행정력을 낭비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등에 따르면 감염병 병원체에 감염되었다고 의심되는 이가 일정 기간 입원 혹은 격리 지시에 불응할 경우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경찰은 메르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강제적인 처벌보다는 시민들의 자발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아직까지 해당 법조항을 처벌에 적용하지는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진술과 보건당국의 입장 등을 충분히 조사하고 처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격리 거부자와 관련한 경찰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서울 송파 경찰서는 지난 12일 격리를 거부하는 메르스 의심환자를 강제로 119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고,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메르스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병원을 탈출해 택시를 타고 이동한 의심환자의 이동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중이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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