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일된 아기가 열이 난다고 가래를 뽑아 메르스 검사를 요구하는 부모가 생기는 등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한 공포(포비아·Phobia)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경남에서 첫 확진자(115번)가 발생한 이후 메르스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요구가 폭주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메르스와 관련 없는 병원에서 태어난 생후 8일된 여자아이가 열이 오르자 아이의 부모가 메르스가 의심된다며 가래를 뽑아 검사를 요구해 실제 검사로 이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아이는 지난 6일 115번 확진환자가 입원한 창원시 성산구 SK병원과 직선거리로 약 200m 정도 떨어진 A병원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출산 후 아이를 집으로 데려갔으나 38도의 고열이 나자 마산회원구의 B병원으로 데려가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115번 환자가 확진으로 판명나고 아이가 출산한 병원과 인근 거리의 SK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부모는 아이의 메르스 감염 불안을 느껴 보건당국에 강력하게 검사를 요구했다. 이에 진료병원은 아이가 가래를 뱉을 수 없자 목구멍 깊이 면봉을 넣어 시료를 채취해 지정 검사기관에 의뢰했고 보건당국은 15일 최종 음성판정을 내렸다. 보건당국은 부모의 강력한 요구로 검사를 하면서 해당 아이를 경남지역 53번째 메르스 의심자로 등록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서울에 갔다 왔다는 이유로, 혹은 운동이나 술을 마신 후 몸에 미열이 난다며 메르스 검사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해당 아이는 메르스와는 무관한데도 부모가 워낙 강경하게 검사를 요구해 이뤄졌다”며 “이런 비슷한 유형의 검사요구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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