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유전자 검사에서 동일인을 두고 음성과 양성의 엇갈린 검사결과가 나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단국대 천안병원에서 폐렴 치료 중 메르스로 확진된 A경찰관과 삼성서울병원의 40대 임신부다.
A경찰관의 경우 앞서 지난달 31일 실시한 시도 방역당국의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자 지난 2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됐다. 하지만 이튿날 2차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와 4일 퇴원했다. 그런데도 증상이 계속되자 A경찰관은 9일 단국대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고,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두차례나 검사결과가 번복된 것이다.
이런 사정은 11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도 마찬가지다. 이 임신부는 앞서 9일 삼성서울병원 자체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왔지만, 10일 2차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왔다. 하지만 역시 최종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결과가 바뀌었다.
이처럼 검사 결과가 바뀌는 것은 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하는 방식의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에 쓰이는 검체의 질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검체로는 주로 가래(객담) 등의 하기도 검체가 쓰이는데, 검사 대상자의 가래가 적거나 뱉어낼 수 없는 경우에는 면봉으로 침 등의 상기도 검체를 긁어내 검사에 이용한다. 하지만 상기도 검체는 객담보다 바이러스의 양이 적기 때문에 양성인데도 음성이 나올 수 있다.
또 검체의 배송이나 운송 시간에 따라서도 검사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체가 실온에서 장시간 방치된 경우에는 ‘거짓 음성’으로 나오기도 한다.
박연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이밖에도 제조사별 시약의 종류와 검사자 등에 따라서도 유전자 검사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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